삼성 채태인. 스포츠동아DB.
2연속G 홈런쳤지만 삼진 5개
“내 스윙 할 뿐…부상은 안돼!”
삼성 1루수 채태인(29·사진)은 개막 2연전에서 가장 빛났던 타자 중 한 명이다. 막강 마운드를 자랑하는 KIA를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특히 2일 개막전에선 1-2로 끌려가던 8회초 1사 만루서 광주구장 우중간 펜스 너머로 120m짜리 아치를 그리며 극적인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이틀간 9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내 스윙 할 뿐…부상은 안돼!”
그러나 ‘옥에 티’처럼 마음에 걸리는 대목도 있었다. 2일 3개, 3일 2개로 총 5차례 삼진을 당했다. 채태인 덕에 사령탑 데뷔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했던 류중일 감독도 “삼진이 5개나 되는 게 좀 개운치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홈런타자에게 삼진은 화려한 무공에 수반되는 영광스런 상처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이 채태인의 삼진수를 심상치 않게 여기는 이유는 채태인의 부상 경력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 채태인은 2차례나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로 한국시리즈까지 “사실 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올 스프링캠프 도중에는 발목 부상을 당해 시범경기 초반을 건너뛰기도 했다.
그러나 채태인은 이같은 우려를 기우라며 의연한 태도를 취했다. 채태인은 4일 “타석에서 좀 성급했을 뿐”이라며 “설사 삼진을 많이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다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삼진’이 아니라 ‘부상’이 유일한 걱정거리라는 얘기다.
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