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인들의 반응
이용수 “검찰 적극 대처 발본색원을”
황선홍 “수사 미진땐 또다른 피해자”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하자.” 이용수 “검찰 적극 대처 발본색원을”
황선홍 “수사 미진땐 또다른 피해자”
스포츠동아는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축구 해설위원, 현직 K리그 감독과 선수, 에이전트의 이야기를 골고루 들어 봤다. 축구 인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결같이 철저한 조사, 강력 처벌을 통한 재발방지를 원했다.
● 철저히 밝혀 뿌리 뽑자
이용수 KBS해설위원은 “쉬쉬할 일이 아니다. 구단이나 연맹 차원에서 조사하는 건 한계가 있다. 검찰 등 수사권을 가진 주체가 적극 대처해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부조작의 굴레에 빠지면 팬들은 자연히 멀어진다. 프로축구의 부가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프로 구단 감독들도 동의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뿌리를 뽑아야 한다. 검찰까지 나선 마당에 축소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런 저런 소문에 연루된 선수들도 많은 것 같은데 여기서 그치면 그들도 제2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잘잘못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열악한 환경의 시민구단 선수들이 더 쉽게 승부조작에 빠져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FC 이영진 감독은 그래서 더 걱정이 크다. 이 감독은 “자기 영혼을 팔아먹는 짓이다. 이 기회에 선수들도 정말 하면 안 된다는 걸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는 선수와 가장 밀착돼 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A에이전트는 “지금까지 언론 보도가 안 됐을 뿐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차라리 잘 됐다. 이번에 확 갈아엎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주변의 시선 불편
현직 선수들은 평소 늘 얼굴을 맞대던 동료들의 일이라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선수의 잘못된 행동으로 마치 전체 축구선수가 승부조작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속상하다는 반응이다.
검찰조사를 받은 상주 김동현(27)과 동갑인 B는 “평소 동현이를 봐 온 나로서는 정말 그랬는지 믿겨지지 않는다.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K리그 전체에서 고참 급에 속하는 C는 “승부조작이나 베팅을 한 선수보다 안 한 선수가 더 많은데 지금은 축구선수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위기라 기분이 좋지 않다. 소문대로라면 축구 뿐 아니라 야구, 배구, 농구 등도 비슷하다고 한다. 할 거면 축구 뿐 아니라 다른 종목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