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LG 박경수, 기선제압 한방…폭주 호랑이 잡다

입력 2011-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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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러스 |LG 박경수

1회초 선제 솔로포…시즌 3호 홈런
KIA 선발 트레비스 부담감도 날려
“큰 타구 행운…가을이 기다려진다”
LG 박경수(27·사진)는 올시즌 후 무조건 군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두 가지 큰 뜻을 품고 시즌을 시작했다.

첫째는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는 2003년 주위의 기대 속에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군대에 가기 전, 인상적인 활약을 해야 제대 후에도 팀이 자신을 찾아줄 것이라는 생각. 그 사이 누군가가 자신의 자리를 차고 앉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을잔치에 참가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LG는 그가 프로에 데뷔하기 바로 전 해인 200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데뷔 해인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팀의 암흑기 세월을 오롯이 함께 했다. 입대 전, 올해야말로 가을잔치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욕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올시즌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여전히 LG 내야의 핵으로 활약하고는 있지만, 한때 송구실책이 잦아지며 수비에서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방망이도 신통하지 않았다. 9일까지 타율은 0.224(196타수 44안타)에 지나지 않았다. 6월 들어서는 1할대 타율(27타수 5안타)로 더 떨어졌다. 소금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는 있지만,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는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10일 군산 KIA전에서 팀의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2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1회초 시작하자마 1사후 상대 선발투수 트레비스의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훌쩍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시즌 3호)을 터뜨렸다.

최근 8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KIA, 그리고 트레비스에 대한 부담감을 날리는 호쾌한 한방이었다. 1-1 동점인 2회초 2사만루서 앞선 타자 이택근이 3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4-1로 달아난 상황에서, 그는 이택근을 불러들이는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2루도루까지 성공한 뒤 이병규의 적시타로 팀의 6득점째를 올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의 7-6 승리에 앞장섰다.

박경수는 경기 후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돼 기쁘다. 홈런은 노렸던 건 아니고 운 좋게 큰 타구가 나왔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꼭 가을에 야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군산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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