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어 찾아온 태블릿 PC의 인기 열풍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애플의 아이패드 오리지널 후속작 아이패드2는 없어서 팔지 못할 지경이며, 안드로이드 진영인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의 태블릿 PC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태블릿 PC 초창기, 업계에서는 태블릿 PC의 인기 열풍에 시장이 위축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기존 넷북, 울트라씬과 같은 미니 노트북 사용자가 태블릿 PC로 몰리면서 노트북 판매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태블릿 PC 출시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넷북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조사 기관 한국IDC에서 발표한 2011년 1분기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PC 출하량은 166만 대로 전년 동기 157만 대 대비 오히려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전체 PC 출하량 중 데스크탑 PC는 73만 대, 노트북은 93만 대로 노트북의 비율이 역대 최고인 56%에 달해 점차 데스크탑 PC보다 노트북의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이 태블릿 PC로 인해 노트북 시장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오히려 지난 2010년 데스크탑 PC의 출하량을 넘어선 노트북 출하량은 올해 들어 그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출하량 및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휴대용 기기로 재탄생하고 있는 노트북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가져온 모바일 문화는 사람들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손바닥만한 작은 휴대 기기로 기존 데스크탑 PC, 노트북에서 할 수 있었던 일부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스마트 혁명'이라고 불렸을 정도. 물론 PC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작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사용자가 느끼는 변화는 상당했다. 이에 시간이 흐를수록 노트북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서 태블릿 PC의 판매/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되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노트북도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며,휴대성을 강화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언급한 기술적인 발전이란, 노트북에 탑재되는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샌디브릿지)와 같은 통합 프로세서의 등장을 뜻한다. 기존 CPU와 GPU가 하나로 통합된 프로세서가 등장하면서 노트북의 전체 전력 소모가 개선되었다. 전력 소모가 개선되면 노트북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무게를 줄일 수 있고, 노트북의 전체 크기를 줄이고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으며,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참고기사: http://it.donga.com/plan/5924/). 즉, 노트북의 휴대성이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이다.
아무리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성능이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은 노트북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는 법이다. 때문에 지난 컴퓨텍스 2011에서 인텔이 발표한 '울트라북'처럼 점점 크기가 작아지고, 두께가 얇아지며,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노트북이 나름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차이(운영체제와 입력 방식)
현재 스마트폰과태블릿 PC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는 크게 아이폰의iOS, 구글의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우폰7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노트북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는 윈도우, 맥 OS X, 리눅스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국내에는 90% 이상이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다. 이 운영체제에 따른 입력 방식의 차이점은 결국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노트북 사이에 영역을 구분하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용 입력 방식은 감압식/정전식으로 구분되는 멀티 터치 방식이다(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정전식 멀티 터치 방식이다). 그리고 노트북은 전통적으로 키보드와 터치패드, 또는 트랙 포인트를 이용한 입력 방식이다. 각 운영체제에 맞게 최적화된 이 입력 방식의 차이점은 결국 사용하는 방식과 사용하는 용도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반에 걸쳐 차이가 있다. 아무리 스마트폰, 태블릿 PC가 편리해지고 성능이 강화된다고 해도, 노트북의 영역과는 겹칠 수 없다는 것. 한 예로 똑같은 문서 작성을 한다고 해도 노트북에서 하는 것과 태블릿 PC에서 하는 것은 그 속도와 편의성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앞으로 많은 변화와 기술 발전을 통해 스마트폰/태블릿 PC의 성능이 강화되고, 키보드 및 마우스 입력 방식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이 나온다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태블릿 PC와 노트북의 제품간 영역 경계가 빠른 시일 내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멀티 디바이스 시대
지금은 '멀티 디바이스 시대'다. 한 사람이 태블릿 PC,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하나의 기기만을 사용하는 시대가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상황에 따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선보이고 있는 N스크린,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등도 멀티 디바이스 시대에 맞춘 기술이다. 즉,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은 제품간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국내외 컴퓨팅 환경에서 태블릿 PC와 노트북의 사용 용도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노트북 사용자가 태블릿 PC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태블릿 PC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대체하기엔 아직 무리가 많다.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몇만 개에 달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모든 것을 대체하기에 부족하다.
태블릿 PC 출시로 노트북 시장의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오히려 태블릿 PC로 인해 노트북도 '진정한 모바일 기기'로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지는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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