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7과 태블릿 PC의 궁합 점수는 몇 점 일까?

입력 2011-09-16 1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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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윈도우 7을 탑재한 태블릿 PC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름에서처럼 알 수 있듯이 윈도우 7 태블릿 PC는 일반 데스크탑 PC에서 사용하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태블릿 PC는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여태까지 윈도우 7 태블릿 PC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사람의 손으로 액정 화면을 눌러 사용하는 태블릿 PC 특성 상 마우스와 키보드 의존율이 높은 윈도우 7와 이른바 '궁합 점수는 별로'라는 것이 정론이다.

이런 단점을 개선하고자 윈도우 7 태블릿 PC 제품 중에는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이라는 외장 키보드 장치를 같이 제공하는 묘책을 내보였다. 이 도킹 스테이션은 윈도우 7 태블릿 P와 탈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도킹 스테이션을 제공하는 윈도우 7 태블릿 PC를 구매하면 사용자 기호와 상황에 맞게 태블릿 PC와 넷북 두 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윈도우 7 태블릿 PC와 기존 태블릿 PC의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윈도우 7 태블릿 PC 제품으로는 이코니아 탭(W500)을, 기존 태블릿 PC 제품으로는 아이패드2를 사용했다. 또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을 장착한 상태에서는 넷북과 차이점을 분석하면서, 과연 윈도우 7과 태블릿 PC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조명해 보았다.

윈도우 7 태블릿 PC 대 아이패드 시리즈

태블릿 PC는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다. 아이패드2의 무게는 약 600g, 이코니아 탭의 무게는 약 950g이다. 아이패드2는 이코니아 탭에 비해 가볍고 얇아 휴대성 측면에서는 더 좋다.


외부기기 지원 측면에서는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더 범용적이다. USB 포트와 HDMI 포트, SD카드 슬롯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패드2는 이 세 가지 포트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 USB 포트를 탑재한 덕에 휴대용 USB 드라이브에 있는 데이터 파일을 PC에 옮겼다가 다시 가져오는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코니아 탭의 HDMI 포트와 일반 TV나 모니터, 기타 영상 출력 기기를 연결하면 더 넓은 화면에서 멀티미디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SD 슬롯 카드에 SD 메모리 카드를 추가로 장착하면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아이패드2의 부팅시간은 이코니아 탭 부팅 시간보다 빠르다. 이코니아 탭의 부팅시간은 약 1분~1분 30초 정도였고, 아이패드2는 약 3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부팅 속도는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또 어떤 최적화 작업을 거쳤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즉,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기기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의 부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불필요한 시작 프로그램을 삭제하면 부팅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국내 인터넷 웹 페이지만 자주 접속한다고 가정하면, 윈도우 7을 탑재한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유용하다. 국내의 많은 웹 페이지는 액티브X라는 인터넷 솔루션을 사용한다. 이는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윈도우 7을 탑재한 이코니아 탭에서는 사용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 아이패드는 액티브X 사용이 불가능하다.

액티브X를 사용하면, 옥션이나 지마켓 등의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쇼핑몰 사이트에서 상품을 결제하기 위해서는 '웹시큐어'나 '안심클릭'와 같은 액티브X 솔루션을 사용한 프로그램 설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면 인터넷 쇼핑몰 결제가 안되거나 더딜 수 있다. 그러나 이코니아 탭의 장점으로 전자상거래 사용 가능을 꼽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은행들은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플래시 지원 여부를 들 수 있다. 이코니아 탭은 플래시를 지원하는 반면 아이패드2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아 플래시 기반의 웹 페이지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

응용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일단 윈도우 7을 기반한 응용 프로그램 개수가 애플 앱스토어 어플 개수보다 더 많다. 그러나 태블릿 PC에서 '터치'로만 사용하기 적합한 응용 프로그램 개수는 애플 앱스토어의 어플이 압도적으로 많다. '카카오톡'이나 '앵그리버드'와 같은 기존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 어플을 윈도우 7 태블릿 PC에서는 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 될 수 있다.

멀티미디어 용도로는 이코니아 탭이 아이패드2보다 편하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을 별도의 과정 없이 읽을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코니아 탭은 윈도우 7을 탑재한 까닭에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인코딩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재생이 안 되는 동영상 파일이 있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코딩 과정 대신 필요한 코덱 파일만 설치하면 된다. 반면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MP4 파일만 재생할 수 있고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 avi와 같은 동영상 파일 재생이 가능하다(최근에는 어플을 내려 받아 설치하면 avi파일 재생을 할 수 있다).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때는 아이패드2가 이코니아 탭보다 좋다. 풀HD급 화질(1,080p)의 동영상을 이코니아 탭에서 재생할 때 끊김 현상이 심했기 때문이다. 이코니아 탭에서는 외부 코덱을 내려 받아 설치하고, 멀티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에서 파일 재생의 옵션을 조절해야만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이코니아 탭의 성능적인 부분일수도 있으므로, 다른 윈도우 7 태블릿 PC에서는 고화질 영상이 원활하게 재생될 수도 있다.

윈도우 7 태블릿 PC 대 넷북



이코니아 탭의 장점 중 하나는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이다. 이 외장 키보드 장치는 이코니아 탭에 장착할 수 있으며, 단순히 외장 키보드 기능뿐만 아니라 마우스 기능을 대신한 트랙포인트를 탑재했다. 추가 USB 포트와 랜 포트를 갖춰 마치 넷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윈도우 7 태블릿 PC와 넷북을 비교할 때는 이코니아 탭에 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을 장착한 상태로 진행했다.

이코니아 탭과 도킹 스테이션을 합친 무게는 약 1.6kg으로 일반 넷북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도킹 스테이션의 키캡 크기는 외장 키보드이지만 넷북과 거의 같고, 키감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도킹 스테이션의 방향키가 작아서 이 키를 자주 사용할 경우 불편할 수 있다.

도킹 스테이션을 장착한 이코니아 탭에 우선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액정 화면 크기가 비슷한 조건이면, 이코니아 탭이 넷북보다 문서 작업 시 조금 더 편리할 수도 있다. 이코니아 탭은 도킹 스테이션과 연결되더라도 터치 기능 사용이 가능한데, 마우스가 없는 상황에서 트랙포인터(또는 마우스 터치패드) 조작이 서툴다면 바로 화면을 터치하는 것이 편하다. 문서의 일정 부분을 드래그하여 선택하거나 파워포인트의 도형이나 그림 등을 이동시킬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이코니아 탭에서는 PC 게임 플레이도 가능하다. '카드라이더' 정도 사양의 게임은 끊김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넷북과 비교하면 이코니아 탭은 사양이 다소 떨어지므로, 3D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이코니아 탭은 '테라'와 같은 고사양 온라인 게임의 사양테스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태블릿 PC에 걸맞은 윈도우 7용 콘텐츠가 절실

윈도우 7 태블릿 PC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윈도우 7 태블릿 PC만 구매하면(키보드 도킹 스테이션을 제공하는 모델에 한해) 일반 태블릿 PC나 넷북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반면 터치 용도로 개발된 윈도우 7 응용 프로그램이 적어 실제 응용 시 한계가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태블릿 PC끼리 비교할 때는 휴대성이 다소 떨어졌고, 넷북과 비교하면서 성능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궁합 점수로 환산하면 윈도우 7과 태블릿 PC는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사주세계에서는 '운명은 본인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비록 떨어지는 휴대성, 아쉬운 성능, 부족한 터치용 윈도우 7 콘텐츠양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이코니아 탭은 태블릿 PC와 넷북의 특성을 모두 갖춘 단일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앞선 문제들을 개선한다면 윈도우 7 태블릿 PC는 향후 태블릿 P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만한 제품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박준구(zzizizic@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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