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안지만 “동료들 있으매…언제나 자신만만!”

입력 2011-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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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만은 삼성 최강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 될 특급 셋업맨이다. 그러나 ‘패전처리’, ‘추격조’라는 신분으로 살았던 무명시절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최강 불펜 삼성의 ‘마무리급 셋업맨’ 안지만


정현욱·권오준·오승환·권혁 앞뒤로 잘 막아줘
든든한 불펜조 덕에 KS 4경기서 무실점 4홀드
선발보단 불펜 체질…결혼? 내년엔 꼭 해야죠

삼성 안지만(28)은 마무리에 버금가는 셋업맨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승환이라는 걸출한 소방수를 지닌 삼성 마운드의 특성상 셋업맨으로 기용되고 있을 뿐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 경우 당장 세이브 1위를 다툴 수 있는 특급투수가 바로 안지만이다. 그러나 그는 한사코 “최강이라는 소리를 듣는 삼성 불펜의 일원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겸손해한다. 속칭 ‘패전처리’ 또는 ‘추격조’라는 신분으로 불펜의 무명투수에 불과했던 과거가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2011년 KS

안지만은 올해 SK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모두 4게임에 등판했다. ‘필승조’답게 삼성이 승리한 1·2·4·5차전에 잇달아 출격해 총 4.1이닝 동안 3안타 5탈삼진 무실점 4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4차전 7회 5-4로 쫓기는 무사 1·3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 안치용을 3루수 땅볼, 최동수를 병살타로 요리해 리드를 지키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안지만은 당시를 떠올리며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내 임무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입단한(2002년) 뒤 팀은 모두 4번 우승했는데 개인적으로는 2005년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2006년에는 허리가 아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못 들었다”며 “아무래도 이번 시리즈가 각별하다. 2005년에는 별로 한 게 없었으니까”라고 밝혔다. 선동열 전 감독 시절 초기 패전처리가 주임무였던 만큼 안지만은 2005년 KS에서 고작 2게임(1.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선발과 불펜을 오간 고단한 시즌

안지만은 올시즌을 선발로 시작했다. 그러나 개막 이후 채 1개월도 안 지나 원래의 보직인 불펜으로 전환됐다. 결국 시즌을 선발 3승(2패)과 구원 8승(3패)을 합쳐 47경기에서 11승5패17홀드, 방어율 2.83으로 마쳤다. 투수라면 누구나 등판간격이 일정한 선발을 원하듯 그 역시 오랜 꿈인 에이스를 목표로 올시즌 야심 차게 선발 변신을 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안지만은 “후회는 없다. 하지만 솔직히 좀 섭섭했다. 스프링캠프까지 줄곧 선발에 맞춰 훈련했는데 막상 시즌이 개막하니까 (아픈) 장원삼을 대신해 선발로 던진다는 얘기가 나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제 보직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불펜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고, 내 몸에도 불펜이 체질인 것 같다”고 인정했다.


자랑스러운 최강 삼성 불펜의 일원

선수라면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왕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쉬운 위치를 선호한다. 투수라면 에이스 또는 마무리가 그 자리다. 안지만은 ‘마무리를 맡고 싶은 욕심이 없느냐’는 얘기에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잘 던질 수 있는 것은 앞뒤로 좋은 선후배들이 있어서다. 내가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가더라도 (정)현욱이 형이나 (권)오준이 형, (오)승환이 형, (권)혁이가 잘 막아준다. 내가 설사 다른 팀에 가서 마무리를 맡더라도 이런 선후배들이 없으면 지금처럼 못 던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 투수끼리는 서로 믿음이 있다. 모든 분이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불펜투수들을 인정해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 7년째 연애 중

안지만은 한 살 아래의 여자친구와 올해로 7년째 사귀고 있다. 얼마 전에는 7주년 파티도 함께 했다. 그는 “올해는 꼭 결혼하고 싶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며 여자친구에게 미안함을 나타냈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덕에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그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21일 50사단 신병훈련소에 입소한다.

그는 “4주 훈련도 받아야 하고, 아직 준비도 덜 된 것 같아 결혼을 1년 미뤘다”며 “내년 시즌이 끝나면 꼭 멋지게 프러포즈도 하고 결혼식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한눈팔지 않고 야구에만 몰두해왔듯, 사랑에도 일편단심인 그는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스키장에서 감동적인 프러포즈를 계획하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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