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경험 뒷심…전북, 더 강해졌다

입력 2011-12-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전북 현대 선수들이 전북 응원단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든 채 어깨동무 춤을 추고 있다. 전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년전 우승과 뭐가 달라졌나?

다른 팀들 전주 원정오면 바짝 긴장
컨디션 조절 등 우승 노하우 생겨
선제골 내주고도 역전…뒷심 단단
전북이 올 시즌 K리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최강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2년 전 우리가 처음 우승했을 때는 얼떨결에 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우승을 위해 만반의 채비가 갖춰졌다.”

물론 2009년에도 잘했다. 하지만 올해는 훨씬 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막강한 화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투지, 전북만의 독특한 색채를 유지하며 결국 K리그 통합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전북은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텃밭에서 일군 역사

부임 초기, 최 감독은 제대로 골격이 갖춰지지 않은 팀을 바라보며 “이런 팀이 어떻게 프로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그랬다. 2005년 부임했을 때만 해도 전북은 전혀 체계가 없었다. 일부 선수들은 야식을 배달시켜 먹기도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최 감독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하지만 마음을 바꿨다. 어려울수록 성공으로 느낄 성취감과 보람이 커다는 걸로 생각을 고쳤다. 2005년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았을 때에도 “어쩌다가 그렇겠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2006년 아시아 클럽 정상에 오르며 조금씩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전주 원정을 올 때 상대가 ‘승점 따겠네’라며 오는 게 너무 싫었다. 꼭 울고 가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기가 생겼다.” 정말 그렇게 됐다. 2009년 선수단을 개편하며 K리그에 정상에 서자 상황이 180도 변했다. “다른 팀들이 바짝 긴장한다더라. 별 것 아닌 듯해도 우릴 만만하게 보지 않는 것으로도 우리가 이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반증이다”라고 최 감독은 말했다.

○탄탄해진 경험과 관록

노하우가 생겼다. 우승할 줄 아는 노하우를 갖게 됐다. 처음 챔피언전에 올랐던 2009년은 우승 경험을 지닌 선수들은 조성환(2007년 포항), 김상식(2006년 성남) 둘 뿐이었다. 모든 게 처음이었기에 긴장도 많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었다. 이미 2006년 아시아 정상과 2009년 K리그 트로피까지 챙겼던 선수들이 있었다. 심리적인 안정을 갖고 챔피언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최 감독은 2009년 챔피언전을 앞두고 “정규리그가 끝난 뒤 휴식을 취한 건 별 문제없다. 경기 감각은 지장 없다”고 했지만 내심 걱정이 컸다. 노하우가 생긴 올해는? “선수들이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알아서 다 잘했다.”

○뒷심의 차이

2009년에는 먼저 실점을 하면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실점을 먼저 했을 때 2승4무3패로 열세였다. 그러나 올해는 먼저 골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정규리그 동안 6승2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물론 첫 득점을 먼저 했을 때 2009년 15승1무2패였고, 올해는 12승3무1패로 거의 비슷했다. 챔피언전까지 그대로 분위기가 이어져 4일 전주 홈에서 전북은 2-1로 울산에 역전승을 거뒀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