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표 닥공, 브라질까지 갈까?

입력 2011-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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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강희의 축구 스타일

홈경기에선 수비수 줄이더라도 무조건 전진
승리 횟수 많아지자 팬심까지 사로잡는 효과
클럽과 다른 대표팀 짧은소집 공격축구 변수


조광래 전 감독이 A대표팀에서 접목시키려 했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리한 용어는 ‘만화 축구’다. 아기자기하게 템포를 조율하고, 짧은 패스로 공간을 창출해 나가며 압박을 하는 플레이 패턴을 추구한 터라 이청용(볼턴)은 온라인 축구 게임에서나 볼 수 있다는 의미로 “만화축구 같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새롭게 출범할 최강희호는 어떨까.

이전까지 최 감독이 추구해온 축구는 공격축구다. 올해 최고의 축구 브랜드로 평가받는 ‘닥공(닥치고 공격)축구’가 바로 그것이다. 홈에서는 무조건 승점 3을 노리다보니 나온 표현이다.

수비 숫자를 줄이는 모험을 감수하면서 공격수를 더 투입해 ‘전진 앞으로’를 외친다. 그의 선택은 주효했다. 때론 실패도 했지만 승점 3을 따낸 횟수가 훨씬 많았다. 홈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추구하다보니 ‘팬 심(心)’까지 잡았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모 아니면 도’ 식의 이판사판까진 아니더라도 물러섬 없는 기조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최 감독의 진짜 데뷔전이라 할 수 있는 내년 2월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은 어차피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한 판이다. 홈 승리가 필수다.

물론 클럽과 대표팀이 운영 면에서 차이가 큰 만큼 최 감독이 마냥 공격적인 축구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전북에선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어낼 시간이 충분했으나 대표팀은 짧은 소집이라는 변수가 있다. 그간 최 감독은 “난 오랫동안 선수들과 부대끼고, 호흡하는 걸 좋아 한다”고 밝혀왔다.

그간 최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롤 모델로 작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그리스를 이끈 백전노장 오토 레하겔 감독을 꼽았다. 레하겔 감독은 수비 축구의 대명사로 지칭된다는 면에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능력, 이른 바 장인 정신을 가장 존경한다. 어차피 새로운 판을 짜야 할 A대표팀이다. 대한축구협회도 당초 예정보다 열흘 가량 빠른 2월 중순 조기 소집을 추진하며 최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닥공 축구가 위기의 한국 축구를 살릴 수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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