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선 당당하더니…고개 숙인 김성현 “…”

입력 2012-03-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구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김성현(가운데)이 구치소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구|정도원 기자

영장 심사 대구지법 취재진 북새통
“혐의 인정했냐?” 잇단 질문 침묵만


훈련지에서 경기조작 혐의로 체포된 첫 현역 프로야구선수. 이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거쳐 29일 밤 늦게 구속영장 청구. 김성현과 관련된 하나 하나가 전대미문의 사건인 만큼 그 정점을 찍은 1일 대구지방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스포츠전문지, 종합지, 통신사,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등 각 매체의 취재진이 일찍부터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김성현을 태운 버스는 오후 2시10분경 대구지법 앞에 도착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예정된 오후 3시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다.

김성현이 버스에서 피의자 대기실로, 피의자 대기실에서 다시 공판정으로 이동할 때마다 법원 방호원들과 취재진 사이에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져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되는 제13호 법정 문이 떨어져 나가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취재진은 “혐의를 인정했느냐”, “팬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등 질문을 거듭했으나 김성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끝난 뒤 다시 버스로 이동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검찰 관계자는 “평생 취재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 위축될 수 있으니 피의자의 인권을 위해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성현은 ‘평생 취재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의 당당했던 모습과는 달리 고개를 푹 숙인 채 공판정으로 들어가던 그의 뒷모습을 봤더라면 누구라도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대구|정도원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