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다음 작품은 한국영화…할리우드 제의도 거절”

입력 2013-03-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병헌이 최근 한 토크쇼에서 숨겨온 가정사를 고백하고 여러 루머를 해명하며 대중의 오해에 유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11일 열린 ‘지.아이.조2’ 월드 프리미어 레드카펫 행사에서 보여준 환한 미소는 그래서 더 밝아보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2’로 돌아온 이병헌

“‘라이프 오브 파이’ 이안 감독과 호흡 맞추는게 꿈”
나에 대한 대중의 오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싶어
가는 곳마다 이민정 질문…결혼 계획? 나도 궁금”

“몸을 만들 때 술은 마치 쥐약과 같다. 저와 관련된 사건 기사들을 접할 땐…. 저도 사람인지라 술을 꺼낼 수밖에 없다.”

배우 이병헌(43)은 자신을 향한 대중의 오해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싶은 듯했다. “왜곡과 와전된 상황이 커져 진짜 나와 사람들 머릿 속의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심각성을 느낄 때가 많다. 점차 멀어져가는구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보면 가상 캐릭터가 떠오르듯, 나와 관련된 기사나 댓글을 읽으면 캐릭터 하나가 그려진다”며 “나도 그걸 재미있게 보고 있다가 문득…, 그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얘기란 걸 깨닫는다”는 말도 꺼냈다.

의도치 않은 오해를 사거나 억측에 가까운 소문에 휩싸이는 건 스타의 숙명. 배우로 산 시간이 20년이 넘은 톱스타 이병헌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건 당연지사. 이병헌이 최근 SBS ‘힐링캠프’에 나와 숨겨온 가정사를 처음 고백하고 그간의 루머에 솔직히 해명한 것도 오해를 털어내고 유연하고 싶은 결심의 결과다.

마음의 변화 덕분일까. 두 번째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2’의 28일 개봉에 앞서 만난 이병헌에게서는 한층 강한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였다. 영화를 촬영하던 지난해 초 미국 뉴올리언스 외곽에 아파트를 얻고 하루에 닭가슴살과 생선만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지낸 기억도 웃으며 꺼냈다.

“성공 기준은 모르지만 해외의 한국영화 팬들이 ‘왜 할리우드에서 바보 같은 연기를 했느냐’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게 성공 아닐까.”

이병헌은 2009년 ‘지.아이.조’ 1편으로 할리우드에 발을 디뎠다. 2편에서는 주연으로 도약했다. 스톰 쉐도우 역을 다시 맡고 3D 영상 속에서 화려한 액션을 펼친다.

“달라진 위상? 그건 제작사와 제작자만 알고 있는 비밀이겠지. 다만 1편과 달리 이번엔 대부분의 장면에서 복면을 벗고 나온다. 일종의 도발이다.”

11일 이병헌을 비롯해 D.J. 코트로나, 애드리앤 팰리키, 드웨인 존슨(왼쪽부터) 등 ‘지.아이.조2’ 배우들이 기자회견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이병헌은 8월 개봉 예정인 ‘레드2’까지 합하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세 편에 연속 출연하며 확실한 이정표를 세웠다. 물론 아직까지는 아시아 출신 액션 배우 이미지다.

“‘지.아이.조’ 속 액션은 내가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완벽한 언어는 부족하지만 감정적으로 (미국 문화에)근접해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

2월 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현지 관계자의 초청으로 여러 파티에 참석했다는 이병헌은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감독상을 받은 이안 감독과 만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이안 감독의 영화를 사랑한다. 함께 영화 작업을 할 기회가 올까. 죽기 전에 만나고픈 감독을 꼽자면, 그는 이안 감독이다.”

이병헌은 또 최근 할리우드에서 부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자신의 경험담도 들려줬다.

“미국 제작진과 미팅을 시작한 5년 전에는 ‘올드보이를 봤다’ 정도였다. 그로부터 1년 뒤엔 박찬욱, 김지운 감독의 이름을 외우고 있었고 이후엔 배우 이름까지 알더라. 이제는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낸다. 며칠 전 미국에서 만난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 사장은 ‘내일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말하더라. 달라졌다.”

“할리우드 영화 몇 편의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는 그는 “미국 영화 시나리오를 찾고 있지만 다음 작품은 꼭 한국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병헌이 일만 하는 남자는 아니다. 동료 연기자 이민정의 남자친구인 그는 요즘 가는 곳마다 연인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결혼 임박설도 나온다. 이병헌은 연인 이야기만큼은 신중을 기했다. 결혼 계획을 묻자 그는 “저도 알고 싶다”며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