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기성용, 박지성의 향기가 난다

입력 2015-01-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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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 위기의 대표팀 ‘운명을 짊어진 남자’

17일 강적 호주 꼭 꺾어야 아시안컵 조1위
손흥민·구자철 감기 몸살 슈틸리케호 위기
‘박지성 소통법’ 벤치마킹 동료들 기살리기

선수들 부상·컨디션 난조 속 ‘분위기 전환’ 중요
기성용, 식사때 테이블 옮겨다니며 필승 스킨십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개최국 호주와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결전을 이틀 앞둔 15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어슬레틱 센터에서 부상 때문에 중도 귀국한 이청용(27·볼턴)을 제외한 22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훈련을 진행했다. 감기몸살 등으로 몸이 좋지 않았던 구자철(26·마인츠)과 손흥민(23·레버쿠젠)은 10일 오만전 이후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서 볼 터치를 하는 등 동료들에 비해 다소 강도가 약한 훈련을 소화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두 선수는 오늘부터 서서히 경기 출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풀어진 근육을 다시 만드는 작업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전을 목표로 급하게 몸을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8강 진출이 결정돼 다음 경기(22일)까지 고려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손흥민과 구자철은 호주전에 나선다고 해도 선발이 아닌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13일 쿠웨이트전처럼 손흥민과 구자철을 스타팅에서 제외하고 공격진을 구성해야 한다. 쿠웨이트를 1-0으로 꺾긴 했지만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던 만큼, 강호 호주를 상대로도 고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상자 발생, 일부 선수의 컨디션 난조, 부진한 경기력 등이 겹친 까닭에 팀 분위기 또한 좋을 수는 없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이 같은 분위기의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주장 완장을 찬 뒤로 달라졌다. 대표팀에 선발된 모든 선수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고참들뿐 아니라 대표팀 경험이 일천한 이정협(24·상주상무)과도 자주 얘기를 주고받는다. 또 숙소에서 식사할 때마다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밥을 먹는다.

이는 박지성(34·은퇴)이 대표팀 주장을 맡은 이후 활용했던 방식이다. 박지성은 선수들과 자주 대화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코칭스태프에게 전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그 덕에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고, 대표팀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대표팀 주장 선배인 박지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기성용은 호주전에선 지금까지의 부진을 씻고 조금이나마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이처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성용은 어린 시절 브리즈번 인근 도시에 위치한 존 폴 칼리지에서 축구유학을 했다. 낯설지 않은 환경이다. 이 때문에 그는 이번 아시안컵과 17일로 예정된 호주전을 더욱 각별하게 여기고 있다. 자신의 꿈을 키운 곳에서 한국축구가 55년간 풀지 못한 숙원인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기성용은 경기장 안팎에서 애쓰고 있다.

브리즈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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