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필요할때 꺼내쓰는 보검처럼 살고 싶다”

입력 2015-05-1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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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보검은 잔혹한 범죄세계를 그린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차이나타운’ 박보검

스크린에서도 이름처럼 알토란같은 역
“배우·감독과 인물·설정 토론 값진 경험
김혜수 누나는 발걸음마저 멋있더라고요”


스물 두 살의 연기자 박보검은 이름부터 이색적이다. 뜻을 풀면 그 의미에 더욱 시선이 간다. ‘보배 보(寶), 칼 검(劍)’.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은 삶의 방향까지 어렴풋 짐작하게 한다.

박보검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이면 서울 목동의 한 교회에서 예배 반주를 한다. 10년 넘도록 해온 봉사다. 태어나고부터 줄곧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름을 지어준 이도 교회 목사다.

“신생아 때 너무 많이 아팠다. 병원에선 치료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더라. 그때 부모님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교회에 갔고, 그 이후 씻은 듯 나았다.”

보검이란 이름도 그렇게 생겼다. “한 나라의 왕이나 장군이 가장 중요할 때 꺼내 쓰는 검이라는 의미”라며 “이름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바람은 차근차근 이뤄지는 중이기도 하다. 최근 1년 동안 영화계를 놀라게 한 세 편의 영화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지난해 액션 스릴러로 호평 받은 ‘끝까지 간다’의 교통순경,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명량’의 젊은 병사 그리고 현재 상영 중인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폴룩스픽쳐스)이다. 주연 욕심을 내지 않는, 착실한 경력 관리다.

김혜수, 김고은과 함께한 영화에서 박보검은 잔혹한 범죄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두 여성과 확연히 대비되는 밝고 맑은 인물 석현을 연기했다. “무거운 영화에서 마치 한 줄기 빛과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작년에 ‘명량’이 개봉하기 전, 오디션을 봤다. 석현은 현실에 얽매이기보다 긍정적이고 사교적이라고 느꼈다. 내 실제 모습과도 비슷하다.”

‘차이나타운’을 거치며 그는 “연기에도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고 했다. 함께하는 배우들, 감독과 만나 인물이나 설정에 대해 오랜 시간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처음 해본 경험이다.

촬영장의 막내이기도 했던 그는 김혜수도, 김고은도 모두 “누나”라고 불렀다. “그게 편하고, 또 그렇게 부르니 좋아했다”며 웃는다.

“김혜수 누나에게서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발걸음마저도 너무 멋있다. 하하!”

박보검은 지난해 명지대 뮤지컬학과에 입학했다. 실용음악과 재즈피아노 같은 전공을 구상하다 모두 배울 수 있는 뮤지컬을 택했다.

“요즘 발레와 합창을 배운다. 선배 연기자들의 조언을 얻고 선택한 전공이다. 영화나 드라마 현장에서 연기를 배우니 대학에서는 다른 분야를 택하라고 하시더라.”

인복도 많은 편이다. 운도 따른다. 진로를 한창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 그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꿨다.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직접 촬영해 국내 굴지의 연예기획사 다섯 곳에 보냈더니 모든 곳에서 회신이 왔다. ‘만나자’는 제안이었다. 가장 먼저 연락이 온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차태현과 송중기가 소속한 회사다.

“회사에서 노래보다 연기가 맞다고 하더라. 하하! 얼마 전부터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 진행을 맡았다. 전 세계 114개국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니, 엄청나지 않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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