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힐링캠프 ①] 홀로 남은 김제동, 스스로 커튼 내리나

입력 2016-01-22 11: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때 SBS의 대표 토크쇼로 화제를 뿌린 '힐링캠프'가 다시 한 번 존속과 폐지의 기로에 섰다. 2011년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으로 시작돼 전성기를 누린 이 프로그램은 이제 김제동 홀로 커튼을 내릴 위기를 맞게 됐다.

22일 매체 보도에 따르면 '힐링캠프'는 약 4년 6개월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3인 MC 체제하에서 시청률 하락을 경험한 '힐링캠프'는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형식을 차용한 '힐링캠프-500인'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시도했으나 현재 SBS 내부에서 폐지 1순위로 거론되며 도마 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힐링캠프'는 전성기 시절 연예계 스타들을 비롯해 정계 유력 인사까지 출연할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보여줬다. 특히 당시 2012년 대통령 선거를 맞아 마련된 '대선캠프' 특집에서는 유력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당 이사장을 연달아 출연시키는 섭외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힐링캠프'는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복귀를 앞두고 의례적으로 들러 자신의 사정을 토로하고 눈물을 쏟는 '변명캠프'로 변질됐다. '힐링'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이 '신변잡기'에 치중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이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힐링캠프'는 이경규-성유리-김제동으로 이어진 3MC 체제를 버리고 500인 시청자 MC 체제로 변환했다. 하지만 이 개편은 사실상 토크 콘서트에 익숙한 김제동의 1인 MC 형태였다.

이 개편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우선 500인의 시청자가 따로 던지는 질문은 토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많은 관중 앞에서 홀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스타들의 부담감도 상당했을 것"이라며 개편의 실패 요인을 짚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보수 세력에서 정치색을 드러내는 김제동에 대한 반감도 더해졌다. 최근 SBS 사옥 앞에서는 '엄마부대'라는 단체가 국정교과서에 반대의사를 밝힌 김제동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언제나 예능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박수칠 때 떠날 수 없음을 슬퍼한다. '힐링캠프' 역시 화려했던 전성기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형태로 끝을 맺는다. 한때 방송가와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던 '힐링캠프'는 과연 이번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