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 대표 “과도한 규제, 불법도박 확산 초래”

입력 2016-06-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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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함승희 대표가 14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사행산업 규제 개선 컨퍼런스’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함 대표는 “합법 사행산업의 과도한 규제가 불법도박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 사행산업 규제 개선 컨퍼런스


문체부 차관 등 300여명 참석
사행산업 정책 개선 주제 발표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정책은 과도한 규제보다 설립목적에 맞는 합리적인 경영을 지원하고 국가적 중독예방대책과 통일기금 적립 등 포지티브한 방향으로 펼쳐져야 한다.”

불법도박의 시장규모는 연 101 조∼160조원(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추산)으로 한 해 국가 예산의 30%에 달한다.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도박의 폐해를 막고 그 자금이 흘러가는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위해서는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각종 수익금이 설립목적에 맞게 투자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유일 오픈게이밍 시설(카지노)을 운영하는 강원랜드의 함승희 대표는 14일 열린 ‘사행산업 규제 개선 컨퍼런스’의 기조발표에서 정부의 불법도박 정책에 대해 “불법도박을 포함한 지하경제의 규모를 370조원으로 추정하고 이를 양성화해 세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불법도박의 축소 근절도 못했고, 합법 사행산업을 건강한 레저산업으로 육성하는데도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함 대표는 풍선효과를 예로 들어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불법도박의 확장을 초래했다”며 “도박은 본능적 욕망에 기초해 법이나 사회적 규범으로 근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는 현실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함 대표는 “사행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은 영업활동 규제보다 사행산업을 합리화하는 원래 목적에 충실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경마는 축산업발전을 위해, 강원랜드는 폐광지역의 경제진흥, 경륜은 스포츠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등에 수익금이 제대로 투자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 강원랜드 함승희 대표이사,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창섭 이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컨퍼런스 주제 발표에서는 경희대 서원석 교수가 ‘불법도박의 실태와 사회·경제적 피해’를 발표했으며, 차동언 변호사가 ‘불법도박의 통제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관광정책연구원 류광훈 박사가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해외규제 사례’를, 광운대 이종화 교수가 ‘사행산업에 대한 정책기조의 개선방향’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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