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같은 차량을 타고 이동했던 것이 운명이었을까. 나인뮤지스A는 초창기 멤버 혜미와 경리, 1월 새로 합류한 소진과 금조로 구성돼 있다. ‘막내라인’답게 섹시함보다 화사한 아름다움으로 “친근함을 내세워” 여성 팬들까지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스타제국
혜미·경리·소진·금조 4인조 첫 유닛
신곡 ‘입술에 입술’ 데뷔 후 최고 인기
“방송에 자주 나오니 더 예뻐 보인대요
1위보단 세대 아우르는 인기가 좋아”
걸그룹 나인뮤지스가 미니앨범 ‘드라마’를 냈던 올해 1월. 팀에 새로 합류한 소진, 금조는 혜미, 경리와 함께 같은 차량을 이용하게 됐다. 당시 8인조였던 나인뮤지스는 두 대의 승합차에 4명씩 나눠 탔다.
마침 이들은 나이도 24∼26세로 비슷했고, 거주지도 서울 합정동과 망원동으로 서로 가까웠다. ‘드라마’ 활동이 끝나고 이유애린, 민하가 팀을 떠나면서 넷은 그룹의 ‘막내 라인’을 이루게 됐다. 이들은 그대로 ‘나인뮤지스A’가 됐다. 나인뮤지스가 2010년 데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유닛이다.
“8명일 때도 이렇게 다니던 멤버들이었는데, 유닛까지 돼 우리도 놀랐다. 너무 편하고 익숙하다.”
나인뮤지스A가 최근 ‘입술에 입술’로 활동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예쁘다”는 것이다. 멤버가 바뀐 것도 아닌데, 새삼스러운 이 말은 “멤버의 얼굴이 보인다”는 의미다. 나인뮤지스는 데뷔 당시 현직 모델들이 주축이 된 9인조였다. 늘씬한 멤버들이 무대 위를 바쁘게 오가며 춤을 추는 모습은 화려했지만, 멤버가 많아 개개인을 어필하지 못했다. 이번엔 4인조가 되면서 카메라에 각 멤버의 얼굴이 잡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보는 이들도 그들을 보기 시작했다. 패션쇼 모델처럼 도도하게 런웨이를 걷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보통의 걸그룹처럼” 밝은 표정과 화사한 의상, 부담 없는 퍼포먼스로 친근감도 주고 있다.
경리는 “무대에서 처음 웃어봤다. 처음엔 웃는 게 어색할 정도였는데,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걸 드디어 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고 했다. 혜미 역시 “이전까지 의상이 어두운 톤의 제복이어서 각기 개성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번 유닛은 개개인의 매력과 체형에 따라 맞춤의상을 입어 예뻐 보이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인뮤지스가 유닛을 통해 보여준 ‘화사한 변신’으로 ‘예쁘다’는 평을 이끌어내면서 긍정적인 신호도 많아졌다. ‘입술에 입술’이 데뷔 이후 가장 대중 반응이 뜨겁고, 다른 가수의 팬들로부터 응원을 받기까지 한다. “컴백하고 첫 주 SBS MTV ‘더쇼’ 1위 후보가 됐을 때, 한 인기 남성그룹 팬들이 투표를 많이 해주셨다고 하더라. 예전에 비해 나인뮤지스를 더 친근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나인뮤지스A는 또 모 그룹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닛이다. 혜미는 원년 멤버, 경리는 간판 멤버 그리고 소진과 금조는 새 멤버로, 나인뮤지스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비춘다.
“나인뮤지스 데뷔 이래 지금이 가장 대중 반응이 좋다. 더욱 열심히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나인뮤지스도, 유닛도 계속될 것이다.”
나인뮤지스가 강력한 히트곡이 없다는 이유로 가요계에서는 ‘만년 유망주’ ‘뜨지 않은 그룹’이라는 평이 존재한다. 멤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음원차트에 우리 노래가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신다는 증거 아니냐. 처음엔 ‘우리는 왜 뜨지 못했나’ 생각도 했지만, 요즘은 ‘우리가 뜨지 않은 게 아니다’는 생각이다. 1위 경험이 없을 뿐이지 SNS 쪽지로 아이 아빠, 주부, 대학교수 등 다양한 계층의 팬들이 응원의 글을 보내주신다. 젊은 층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날 김밥집엘 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알아봐주시더라. 이쯤 되면 세대를 아우른다 할 수 있지 않은가?”
● 나인뮤지스A
▲혜미·경리·소진·금조로 이뤄진 나인뮤지스의 첫 유닛 ▲2016 년 8월4일 ‘뮤지스 다이어리’ 발표 ▲나인뮤지스A의 A는 ‘어뮤즈(Amuse)’의 줄임말로 ‘나인뮤지스A가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하겠다’는 의미.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