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깬 두산 장원준-보우덴의 신선한 역주행

입력 2016-08-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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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면서도 신기한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두산의 두 선발투수 장원준(왼쪽)과 마이클 보우덴은 야구계의 오랜 통념을 깨고 그라운드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두 투수 앞에선 ‘좌투수는 우타자에게 약하고, 우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통설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스포츠동아DB

좌투수는 우타자에 약하고, 우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것은 야구의 오랜 통념이다. 다시 말해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강하고, 우투수는 우타자에게 더 강하다. 실제로 이 패턴에 따라 기계적으로 투수를 바꾸는 감독도 꽤 있다. 비판에서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올 시즌 두산을 팀방어율 1위로 이끌고 있는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는 흥미로운 ‘이견’을 내놓았다. “좌타자는 좌투수를 더 많이 상대한다. 이러다보니 오히려 좌타자들이 좌투수 매치업 때, 적응력이 생기는 것 같다.” 우타자-우투수 매치업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야구를 해본 사람들일수록 신봉하는 ‘좌투수가 좌타자에 강하다’는 속설이 조금씩 균열돼가는 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우타자 킬러 장원준, 좌타자 킬러 보우덴의 신선한 역설

30일까지 통계를 보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좌타자 상대 최저 피안타율을 기록 중인 투수는 두산 우완 마이클 보우덴이다. 좌타자 상대로 유일하게 1할대의 피안타율(0.182)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우타자 상대 최저 피안타율 1위의 주인공은 두산 좌완투수 장원준이다. 피안타율이 0.229밖에 되지 않는다. 이 부문 2위부터 6위까지 우투수인 점을 고려하면 장원준이 무언가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 코치는 “장원준은 우타자 상대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서클 체인지업이 좋다. (역시 좌투수인) 유희관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좌타자를 어려워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우덴에 관해서도 한 코치는 “좌타자 상대로 던지는 바깥쪽 직구, 몸쪽 떨어지는 포크볼이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두산 ‘판타스틱4’ 선발진의 질적 우월함

두산 전력의 중추인 더스틴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 선발진을 호평할 때 다승, 이닝 등 양적 요소로 재단할 때가 잦다. 그러나 질적 요소를 따져도 ‘판타스픽4’ 선발은 꽤 훌륭한데 대표적인 근거가 피안타율이다. 29일까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톱10에 이 4명의 투수가 모두 포함돼 있다. 니퍼트는 올 시즌 피안타율 0.246으로 전체 1위인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43)은 장원준에 이어 2위이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50)도 7위다. 왜 니퍼트가 올 시즌 20승을 바라보는 KBO 최고투수인지 알 수 있는 요소다. 단순히 타자들의 득점지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위력이다. 특히 니퍼트는 잠실구장에서 10승(1패) 방어율 2.10의 압도적 성적을 내고 있다. 어떠한 잣대를 들이대더라도 2016년 두산 선발진은 역대급이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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