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안종범·정호성 첫 재판 나란히 출석…최순실 노여움 담긴 눈빛

입력 2017-01-06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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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선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나란히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1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원에서 3명을 상대로 첫 심리를 시작했다.

이날 안종범·정호성에 이어 가장 늦게 모습을 드러낸 최순실씨는 헝크러진 머리로 마스크를 낀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최순실씨는 재판부가 인적사항에 이어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게 맞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억울한 부분이 많다. (재판부가) 밝혀주길 바란다”고 하자 방청객에서는 탄식이 쏟아졌다.

최순실씨 변호사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최씨는 대통령, 안 전 수석과 3자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모금을 하려고 공모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는 두 재단 설립 때부터 현재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금전 등 어떠한 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안종범 전 수석 측은 “문화와 체육 활성화는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며 “대통령이 재단을 말했을 때 그 연장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대통령 지시에 따랐을 뿐 대기업을 강요해 모금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취지다.

그 밖의 혐의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재판과정에서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 측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는 것을 차일로 미뤄야 한다”라며 “최근 정씨가 구치소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그중에는 사건과 관련해 변호인과 논의하고자 하는 쟁점, 변호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은 메모가 포함됐다”고 의견 정리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씨는 재판부가 휴정을 선언하자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옆에 앉아있던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 쪽으로 몸을 돌려 한참을 노려봤다. 검찰과 특검 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두 사람에 대한 노여움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검찰은 박 대통령과 최씨, 정 전 비서관 사이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17건(6시간 30분 분량)과 녹취록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이들 파일은 박 대통령 취임 전에 세 사람이 상호 통화한 내용으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문, 정수장학회 관련 해명 기자회견, 대통령 취임사, 정부 4대 국정 기조 선정 등에 관한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혐의를 먼저 심리하기로 한 만큼 정 전 비서관 사건의 변론은 분리 진행하기로 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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