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2) 두산 고봉재 “첫 1군 승격, 첫 승의 마음 그대로”

입력 2017-01-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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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완 사이드암 고봉재는 장차 팀의 불펜을 책임질 미래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아직 1군 경험이 꿈만 같다. 그러나 새해엔 프로 2년차로서 한층 성숙해지고자 한다. 장점인 묵직한 공을 앞세워 가을야구 무대까지 밟겠다는 것이 그의 새 시즌 목표다. 스포츠동아DB

붉은 닭띠의 해에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스타들이 있다. 이제 막 재능의 꽃을 피워낸 여린 꽃송이지만 앞으로 KBO리그를 대표할 재목으로 꽃잎을 활짝 펼칠 라이징 스타들. 이들의 희망찬 날갯짓을 스포츠동아가 집중조명해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두 번째 주인공은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두산의 불펜에 혜성같이 등장해 미래 전력으로 발돋움한 고봉재(24)다. 아직까지 1군 데뷔의 감격과 첫 승의 기쁨을 잊지 못한 그는 “지금도 모든 것이 꿈만 같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웃으면서도 “2년차 징크스는 머릿속에서 지우겠다. 새해에도 1군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겠다”며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 “1군 올라온 날과 첫 등판, 첫 승은 잊을 수 없죠”

-해가 바뀌었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지난해 연말까지는 휴식을 조금 취한 뒤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기본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을 시작으로 공도 가볍게 던지고 있다. 최근엔 잠실구장에도 나가 선배들과 함께 훈련도 한다. 꾸준히 뛰면서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프로 데뷔 첫해를 돌아본다면.

“1년이 정말 금방 지나갔다. 시간이 참 빠르더라. 사실 지난해엔 신인이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보여준다기보다 팀 막내로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일이 첫 번째였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다보니 한 시즌이 끝났다. 올 시즌엔 조금 여유도 챙겨가며 야구를 해보고 싶다.(웃음)”


-역시 가장 기억에 남을 일은 1군 입성일 듯하다.

“1군에 오른 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5월 들어 2군 코치님들께서 나를 선발로 염두에 두셨다. 토요일(5월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올 예정이었는데, 바로 전날 1군 콜업 소식을 들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꿈만 같았지만, 눈앞은 깜깜했다. 1군에서 어떻게 던져야할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여기엔 뒷이야기도 있다. 사실 시즌 초반엔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았다. 제구, 특히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았다. 변화구가 통하지 않으니 2군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다. 다행히 그 이후부터 구위가 나아졌다. 때를 놓쳤으면 1군에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운이 참 많이 따랐다.”


-막상 넓은 무대에 올라오니 어떤 느낌이 들던가.

“1군에 합류하자마자 경기(5월7일 잠실 롯데전)에 나갔다. 하필 관중들이 가득 들어찬 주말경기라 얼마나 떨리던지…. 처음엔 내 마음대로 공이 가지 않더라. 내가 갖고 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결국 이틀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7월말 다시 1군에 오른 뒤로 ‘고봉재’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번 실패를 겪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다. 나 스스로 ‘어차피 나는 신인이다. 기죽지 말고 내 공을 던지자. 타자들과 한번 붙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생각을 바꾼 덕인지 몰라도 제구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감독님께서도 조금 달리 보셨는지 다행히 그 뒤론 2군에 내려가지 않았다.(웃음)”


-첫 승은 데뷔 후 10경기 만에 나왔다.

“중간에 투입되는 만큼 승리를 올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기다리던 첫 승은 대구(8월12일 삼성전)에서 나왔다. 8회 1사1루에 나와 두 명을 내리 범타로 처리했다. 7-7 동점상황이었기에 무조건 막아야 했다. 별 탈 없이 이닝을 막자 타자들이 바로 1점을 뽑아줬다. 9회말은 이현승 선배가 무실점으로 지키셨다. 어렵게 첫 승을 따냈다.”

두산 고봉재. 스포츠동아DB



● “야구공 놓을 뻔한 위기만 수차례 있었다”


-야구공은 언제 처음 잡았나.

“초등학교 시절 야구부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취미활동으로 야구반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공을 좀 멀리 던지는 편이었다. 당시 야구부 감독님께서 공을 곧잘 던지던 나를 부르시더니 야구부로 들이셨다.”


-야구생활은 순탄했나.

“어휴, 전혀 아니다. 그만둘 위기만 몇 차례 있었다. 대동중 3학년 시절 실력이 모자라 야구를 접으려 했다. 현실은 물론 미래도 걱정이 된 터였다. 마음을 굳히고 5개월 동안 공을 잡지 않았다. 그런데 경남고에서 나를 불러줬다. 1차 위기는 그렇게 넘겼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도 쉽지는 않았다. 실력이 도무지 늘지 않더라. 내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모습에 당시 김민규(현 부산사하리틀 감독) 코치님이 나를 불러 그만두는 일을 적극 만류하셨다. 뒤돌아보니 주변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고교 졸업 후 호원대에 진학했다.

“대학교에서 야구에 재미를 붙였다. 중간과 마무리로 뛰며 경기에 많이 나섰다. 가끔은 선배들을 제치고 중요한 순간에도 나갔다. 덕분에 스카우트분들께서 나를 조금 더 눈여겨보셨고, 예상보다 높은 순번(2차 3라운드 25순위)으로 두산에 올 수 있었다.”


-부산 출신이면 롯데에 대한 애정도 클 텐데.

“어려서부터 부산에서 나고 자라 롯데를 응원한 건 당연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고등학생 시절부터 두산 야구에 흥미를 느꼈다. 강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전력에 매력을 느꼈다고나 할까? 저런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정말 두산에 오게 됐다. 참 신기하다.”

두산 고봉재. 스포츠동아DB



● “새 시즌엔 홀드 여럿 챙기며 KS 마운드 밟겠다!”


-프로에 오니 어떤 점이 다르던가.

“야구를 꽤 오래 했다고 생각했지만, 프로는 역시 달랐다. 훈련방법부터 연습, 실전까지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연계돼 있었다. 덕분에 대학시절보다 몸을 잘 가다듬을 수 있었다. 특히 두산이라는 팀은 이러한 체계가 더욱 강점인 듯하다.”


-정규시즌을 무사히 치러냈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엔 들지 못했다.

“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기대를 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마음은 비우고 있었다. 오히려 한국시리즈에 함께하지 못한 점이 한편으론 약이 될 듯하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나서기 위해선 결국 내가 잘해야 한다.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

“강점? (웃음) 부끄럽지만 마운드에서 표정변화가 적은 편이다. 선배들께서 가끔 침착하다고 말해주시기도 한다. 제구력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약점은 무엇인가.

“유연성이 떨어진다. 동료들이 나를 ‘각목’이라고 부를 만큼 유연하지가 않다. 유연성이 떨어지니 스피드가 잘 나오지 않는다. 힘을 줘야하는 동작에서 폭발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최근엔 이를 기르는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2017년이 ‘닭의 해’다. 닭띠 고봉재의 목표가 궁금하다.

“구체적인 목표는 아직 없다. 그래도 새 시즌엔 홀드에서 좋은 기록을 갖고 싶다. 지난해엔 승리는 3개가 있었지만, 홀드가 하나도 없었다. 나름 중간계투인데 홀드가 없어 아쉬웠다. 다들 두산 불펜진이 약하다고 하는데 내가 선배들을 도와 꼭 통합우승 2연패에 힘을 보태고 싶다.”


● 두산 고봉재


▲생년월일=1993년 5월 14일

▲신체조건=185cm, 86kg

▲출신교=감천초∼대동중∼경남고∼호원대

▲프로 입단=201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5순위 두산 지명

▲2016시즌 성적=25경기 23.1이닝 3승0패 방어율 6.17

▲2016시즌 연봉=2700만원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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