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듀얼인터뷰] ‘탐정: 리턴즈’ 감독·제작자 “3편? 2편 결과 봐야죠”

입력 2018-06-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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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리턴즈’를 함께한 이언희 감독(왼쪽)과 정종훈 대표. 2005년 처음 만나 13년째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은 따뜻하면서도 찌릿한 웃음을 담은 코믹 탐정 시리즈를 완성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탐정: 리턴즈’로 의기투합…감독 이언희·제작자 정종훈

이언희 감독
시나리오 읽자마자 바로 연출 승낙
후속작 부담? 영화는 다 어려워요
정 대표 무모함…대만이와 닮았죠

정종훈 대표
이 감독, 확실하게 놀 수 있는 사람
이래라 저래라 비교한 건 정말 미안
3편요? 일단 2편 먼저 두고볼게요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일은 긴장과 자극의 연속이다. 기획에 돌입하는 순간부터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순간까지 마음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과정이 만들어내는 카타르시스가 감독과 제작자를 ‘숨쉬게’ 한다. 13일 개봉한 영화 ‘탐정: 리턴즈’(탐정2)를 기획·제작한 크리픽쳐스 정종훈 대표와 이언희 감독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10년 넘도록 영화 일을 해온 두 사람에게는 적지 않은 시간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이들만이 가진 ‘프로의 향기’가 났다. 개봉 며칠 전 정 대표와 이 감독을 만났다. “밤잠 설칠 정도로 걱정”이라면서 관객의 평가를 앞둔 창작자의 마음을 드러냈다.

권상우(오른쪽)·성동일 주연의 영화 ‘탐정: 리턴즈’.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여성감독의 코미디 도전…새롭고도 이색적

‘탐정’ 시리즈는 2015년 시작됐다. ‘탐정: 더 비기닝’이란 제목의 1편은 셜록 홈즈를 꿈꾸지만 실제론 만화방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대만(권상우)과 베테랑 형사 태수(성동일)의 콤비 플레이로 성공을 거뒀다. 동물적인 감각을 지녔지만 어딘가 부족한 대만과 그를 무시하면서도 내치지는 않는 태수가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탐정물이 주요 줄기다. 1편은 개봉 이후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260만 관객을 동원했고, 2편 탄생의 초석을 마련했다.

한국영화에서 ‘희귀 존재’인 시리즈물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번 ‘탐정2’는 만화방을 정리한 대만과 형사 일을 휴직한 태수가 탐정사무소를 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설픈 둘의 활약이 엉뚱한 결과로 이어지고, 그렇게 사건 해결에 한 발짝씩 다가설 때마다 웃음의 진폭도 커진다. 시리즈 영화의 숙명으로 꼽히는, ‘1편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문제를 ‘탐정2’는 운 좋게 비껴갔다.

‘탐정’을 기획하고 시리즈로 안착하게 만든 주인공은 제작자 정종훈 대표다. 2편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지만 이와 별개로 그는 제작자로서 무거운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1편 때 우리는 모두 가진 게 없어서 두려울 게 없었다. 하하! ‘가서 붙어!’ 그런 마음이었다고 할까. 더는 할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이번엔 다르다. 2편이고, 확실한 비교대상인 1편이 있다.” (정종훈)

‘비교 대상’이란 말에 이언희 감독도 입을 열었다. 2편에 새롭게 투입돼 연출을 맡은 자신만큼 비교 당하는 일이 걱정인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꾸밈없고 날카로운 화법을 구사하면서 웃음도 많은 이언희 감독은 “촬영할 때 ‘1편은 이랬고, 저랬다’면서 계속 비교하더라. 배우부터 스태프가 그대로 다시 모였으니 비교는 당연했지만 부담도 컸다”고 털어놨다.

‘탐정2’ 탄생에서 가장 궁금증이 모이는 부분은 바로 이언희 감독의 존재다. 가뜩이나 영화계에서 드문 여성감독인데다, 20대 후반이던 2003년 내놓은 데뷔작 ‘…ing’부터 2016년 개봉한 공효진·엄지원의 ‘미씽: 사라진 여자’에 이르기까지 주로 여성 캐릭터가 중심인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온 연출자이기 때문이다. 작정하고 웃기는 코믹 탐정물과 이 감독의 만남이 뜻밖이라는 반응이 영화 개봉 전후로 계속되고 있다.

“2016년 1월쯤 정 대표님이 ‘탐정2’의 감독을 구하고 있는데 어떠냐고 물어왔다. 처음엔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했지. 하하! 12월쯤 다시 제안을 받았는데, 시나리오 읽고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 ‘미씽’을 끝내고 고민이 많았고, 재미있는 작업을 원하던 때였다.”

그래도 성공한 1편을 잇는 후속편의 연출을 맡는 일은 쉽지 않다. 마블스튜디오 같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서야 매번 시리즈마다 감독을 바꿔 기용하지만, 가뜩이나 시리즈도 드물고, 있다고 해도 감독 한 명이 도맡아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한국영화계에서는 감독도, 제작자도 ‘용기’가 필요했다.

“잃을 게 많은 사람에게도, 잃을 게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후속편 연출 도전은 커다란 과제다. 그래도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어차피 영화 찍는 건 쉽지 않은데. 할 수 있을 걸 하자!” (이언희)

영화 ‘탐정: 리턴즈’의 이언희 감독(왼쪽)과 정종훈 제작자.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기획 맡은 제작자…코믹 탐정물 탄생 이끈 진짜 주인공

두 사람의 인연은 2005년 정종훈 대표가 영화계에 입문하면서 시작됐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MBA를 거친 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품었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튜브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영화 일을 시작했다. 당시 이언희 감독은 이 영화사에서 데뷔작 ‘…ing’를 내놓았던 참이었다. 인연이 벌써 13년이다.

그 사이 둘은 함께 영화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지다가 이번 ‘탐정2’를 통해 마침내 손을 잡았다. 정 대표가 굳이 이 감독에게 ‘탐정2’를 맡긴 이유는 뭘까. ‘어떤 부분에서 재능을 발견했다’는 식의 ‘모범 답변’이 나올 줄 알았더니 예상은 빗나갔다. 정 대표가 최근 기획자로 인정받는 이유가 조금은 짐작되는 대답이었다.

“어떤 감독이 코미디를 잘 찍을지 생각해보면 사실 몇 명 없다. 코미디로 분류해 감독 리스트를 만들어도 몇 사람 없다. 그러니 우선 안정적으로 영화를 이끌 수 있는 감독,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확실하게 같이 놀 수 있는 감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정종훈)

그의 선택에 가장 먼저 의구심을 드러낸 곳은 제작비를 대는 투자사다. 정 대표는 투자사로부터 ‘이언희 감독이 어디까지 내려놓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말을 그대로 감독에게 전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전부 전하니까, 너무 야속했다. 1편을 본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똥에 얽힌 에피소드가 가장 재미있었다더라. 또 보고 싶다고. 그래서 반영했다. 내려놓아야 한다는데, 나에겐 이젠 내려놓을 시간조차 없다. 영화 한 편 찍으면 나이가 바뀌어있다. 시간이 없다.” (이언희)

물론 코미디 도전에 불안함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감독은 그런 마음을 남편에게 모조리 쏟아냈다. 그의 남편은 영화 ‘내 연애의 기억’과 곧 개봉할 ‘도어락’을 연출한 이권 감독. 9년 전 결혼한 부부는 각자 영화를 할 때면 서로의 작업을 상대에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부부만의 불문율이다.

영화 ‘탐정: 리턴즈’의 이언희 감독(왼쪽)과 정종훈 제작자.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3편? 2편 결과 봐야죠!”

‘탐정’ 시리즈의 최대 매력은 영화에 참여한 배우와 제작진이 이 작업을 얼마만큼 즐기는지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데 있다. 주연 권상우 역시 ‘탐정’을 통해 배우로 재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파트너 성동일도 마찬가지. 두 배우의 콤비플레이가 스크린을 넘어 관객에 그대로 전해지는 사실은 ‘탐정’ 시리즈의 미덕이기도 하다. 배우와 제작진이 나누는 신뢰도 상당하다. 권상우와 상당한 시간을 함께한 정종훈 대표는 “영화 속 대만 캐릭터는 실제 권상우의 모습 그 자체”라며 “대만을 지금의 모습대로 연기할 배우는 권상우밖에 없다”고 신뢰를 보였다.

영화에서 대만은 아내의 구박에도 탐정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기 못해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다. 온갖 고난을 겪지만 마지막에는 짜릿한 열매를 맛본다.

이언희 감독은 “그런 대만의 모습이 실제 정종훈 대표와 많이 닮아있다”고 말했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하는 도전에 꾸준히 나서고, 웃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그의 성과가 대만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대표님은 어떤 ‘틀’이 없는 분이다. 본인이 열려 있는 길을 걸었기에,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가둬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와 작업했겠지만. 하하!” (이언희)

“사실 감독님에게 많이 미안하다.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줬다. 코미디는 이래야 한다, 1편과 비교하고. 고생스러웠겠지만 감독님의 연출 목록에 ‘탐정2’가 포함된 건 훗날 행복한 일일 거다.” (정종훈)

‘탐정’ 시리즈는 계속될까. ‘키’를 쥔 정 대표는 “2편을 지켜보자”면서도 “2편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 여러 아이디어와 기획을 떠올리긴 했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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