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중심’ 알칸타라·로하스, 깜짝 손님의 기 받았다?

입력 2019-04-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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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고척 KT-키움전을 찾은 도미니카공화국 대사와 유학생들. 왼쪽 상단에서 국기를 들고 있는 이가 대사. 사진제공 | KT 위즈

KT 위즈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7)와 4번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9)가 깜짝 손님의 기를 받았다?

KT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7.2이닝 5피안타(1홈런) 6탈삼진 1실점 깔끔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는 로하스가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경기 전 이들을 찾은 깜짝 손님이 있었다. 주인공은 엔리께 움베르또 살라사르 까라바요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였다. 지난 3월 임명된 ‘초보 대사’인 그는 평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KBO리그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기 위해 이날 고척돔을 찾았다. 알칸타라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올해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다. 로하스의 국적은 미국이지만 아버지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아버지의 국가를 대표해 뛴 바 있다. 자연히 스페인어에 능하며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의 적응을 돕는 중이다.

아울러 10여 명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유학생들을 대동해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도 남겼다. KT 관계자는 “대사의 좋은 기운을 받아 알칸타라와 로하스가 활약한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대사들의 야구장 방문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역시 바쁜 시간을 쪼개 수차례 야구장을 찾은 바 있다. 까라바요 대사가 로하스와 알칸타라에게 뭔가를 건네준 것은 아니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경기 전 긴장을 풀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로하스는 경기 후 “한국에서 고향의 언어로 고향 이야기를 하는 경험은 쉽게 하기 어렵다. 경기 중에도 국기를 보면서 힘을 냈다”며 미소 지었다. 알칸타라 역시 “대사님과 직원, 유학생들이 많은 힘이 됐다.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느낌이었고 색달랐다”고 멋쩍게 웃었다.

몰래 온 손님의 기운이 KT 외인들을 날뛰게 만들었다. 아울러 KT는 원정 11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까라바요 대사가 ‘승요’가 된 하루였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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