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지 못한 우승 벨…콜린 벨, “日 세리머니…심장에 칼이 꽂혔다”

입력 2019-12-17 2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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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여자부 축구 경기에서 한국 벨 감독이 선수들의 등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승리 벨’도 ‘우승 벨’도 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의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7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영원한 맞수’ 일본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3차전)에서 0-1로 졌다. 경기 내내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였음에도 후반 막판 심서연(인천 현대제철)의 핸드볼 파울로 헌납한 페널티킥 결승 골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승1무1패가 된 한국은 이날 대만을 1-0으로 누른 중국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한국 +2, 중국 -2)에 앞서 일본(2승1무)에 이은 2위를 마크했다. 부임 첫 국제대회를 준우승으로 마친 벨 감독은 “일본의 우승을 축하한다. 존중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이겼는지는 의문이다. 최소한 무승부를 가져갈 수 있었다.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며 심장에 칼이 꽂힌 듯 했다”며 아쉬워했다.

다음은 벨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소감은?

“일단 결과가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에너지와 퍼포먼스는 만족스럽다. 수준 높은 경기는 특히 박스 안에서 불필요한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 (심서연 핸드볼은) 상대 슛이 너무 빨라 팔을 어디에 둘지 몰랐던 것 같다. 게다가 주심 반응도 빨랐다. 우리가 경기 점유율에서 밀린 부분도 아쉽다.”

- 이번 대회에서 찾은 긍정과 개선할 점은?

“전술적으로 철저히 잘 대응했다. 에너지도 넘쳤다. 더 찬스를 만들고 기회를 얻어야 한다. 박스 안팎에서 상대를 위협해야 하고, 결정짓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우리 문전에선 위험한 행동을 피해야 한다.”

- 베테랑도 많았고, 어린 선수들도 뽑았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팀 스타일에 부합되면 누구든 발탁할 수 있다. 우리에겐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상황상 뽑지 못한) 이번 대회에도 부르고 싶은 몇몇 선수들도 있었다. 19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좀더 부르고 싶다. 일본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며 심장에 칼이 꽂히는 느낌을 받았다. 절대로 져선 안 될 경기였다.”

- 자신의 목표에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수비 안정이 좋았다. 찬스를 덜 줬다. 경기 강도가 좋았다. 최근 여자월드컵과 친선전보다 강했다. 공이 있든 없든 항상 주도권을 가져가는 부분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경기결과, 대회결과 모두 아쉽다. 충분히 우승 자격이 있었다. 다만 선수들이 서로를 토닥이지 말고 패배에서 뭔가를 배웠으면 한다.”

부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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