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의 박병호, 개막 로스터 긍정의 징후들

입력 2017-03-21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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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반격의 박병호(31·미네소타), 벌써 시범경기 4홈런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33타수에서 13안타를 쳐냈다. 이 중 4방이 홈런이다. 21일(한국시간)까지 4할 타율에 육박(0.394)하고, OPS(출루율+장타율)는 1.280에 달한다.

박병호는 플로리다주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전에 7번 1루수로 출장해 5회 중월 2점홈런을 기록했다. 상대투수는 거물급 좌완 프란시스코 리리아노였다. 이로써 박병호는 2월26일 보스턴전, 28일 마이애미전, 3월11일 마이애미전에 이어 홈런생산을 재개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의 모습 그 자체다. 시범경기에 돌입하기 직전, 40인 로스터조차 제외됐던 박병호의 반전을 두고 미국 언론은 이제 25인 개막 로스터를 당연시하고 있다.

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타격 퀄리티가 달라졌다

시범경기만 보고 낙관할 순 없겠지만 양적 데이터(홈런, 타점, 타율) 이상의 유의미한 긍정적 지표들이 찍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2016시즌 박병호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삼진과 볼넷의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 박병호는 2016시즌 215타수에서 무려 80개의 삼진(21볼넷)을 당했다. 손목 부상 탓에 시즌을 조기에 접지 않았더라도 도저히 빅리그에서 버틸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13경기에서 9삼진, 5볼넷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대응능력이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타율은 당연히 낮을(0.192) 수밖에 없겠지만 홈런이 2방 나온 것은 음미할만하다.

또 하나의 취약점인 강속구 대응 능력도 나아지는 추세다. 2016시즌 95마일 이상 직구에 대해 박병호의 타율은 0.050(20타수 1홈런)이었다. 그랬는데 90마일 중반대 직구에 적응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범경기 2호 홈런은 96마일(시속 154㎞) 직구를 받아친 것이었다.

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개막전 지명타자가 보인다

2016시즌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기 위해 박병호는 타격폼을 조정했다. 강속구 대응을 위해서 미세하지만 타격폼을 간결하게 변경했는데 일단 효과를 얻은 셈이다. 심리적으로도 미네소타의 지명양도 조치가 되레 약으로 작용했다. ‘이제 더 떨어질 곳이 없다’는 생각이 오히려 박병호를 편안하게 만든 요인이 된 것이다.

박병호의 지명타자 경쟁자는 케니 바르가스인데,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푸에르토리코대표팀에 차출돼 있다. WBC에 가기 전, 바르가스의 시범경기 성적은 13타수 1안타였다. 이제 미네소타가 다른 목적만 없다면 상식적으로 박병호의 개막 25인 로스터 합류는 확정적이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생존의 길을 터득해가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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