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폴 인 베이스볼] PO 2차전…초구 승부, 장타로 갈린 희비

입력 2017-10-18 2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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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두산 최주환이 NC 맨쉽을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전형도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목전에 둔 양쪽 덕아웃의 분위기는 꽤나 상반됐다. 불펜과 수비 대결에서 열세를 보인 1차전의 여파 탓에 두산 김태형 감독의 표정은 다소 무거웠다. 반면 기선제압에 성공한 NC 김경문 감독은 적어도 겉으로는 차분했으나, 원정에서 값진 1승을 챙겨서인지 평소보다 부드러웠다. 이런 흐름 속에 시작된 2차전이라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그리고 열띤 홈런 공방 속에 6회말 두산이 최주환의 좌월 그랜드슬램, 김재환의 우월 3점포 등으로 대거 8득점하는 빅이닝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Q=경기 초반 NC 하위타선의 분발이 돋보였다. 수비 전문으로 인식되던 김성욱은 2회초 3-1로 앞서가는 좌월 2점홈런을 터트려 분위기를 띄웠다.

A=1사 1루서 초구 홈런이었다. 롯데와 NC가 싸운 준PO 때도 마찬가지고, 타자들의 성향은 초구부터 아주 적극적이다. 특히 누상에 주자가 있고, 득점권 상황이라면 아주 적극적으로 친다. 앞으로 배터리는 초구에 대한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타자와 승부해야 한다. 초구가 승부구가 될 수 있다. 꼭 볼카운트를 잡는 공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5회초 나성범도 초구를 노려 쳐 그대로 중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초구 승부에 대해 더욱 신중해야 한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2회초 1사 1루 NC 김성욱이 역전 좌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NC 선발투수 이재학은 3회말 2사 1·3루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김재환한테 아쉬운 동점 홈런을 맞았다. 초반 흐름이 NC에 상당히 유리했는데, 고비를 넘는 데 실패했다.

A=이재학은 직구를 높게 던진 뒤 낮은 체인지업을 활용하면서 초반 두산 타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3회 김재환 타석에선 볼 카운트 0B-1S서 몸쪽 위협구를 던졌다. 그 다음 볼 카운트 1B-1S에선 여러 가지 볼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직구가 가운데 실투로 이어지면서 동점 홈런이 돼 뼈아팠다. 그 직전에 몸쪽 위협구를 왜 던졌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Q=6회말 마운드에 오른 NC 불펜투수들이 모조리 무너졌다. 1차전과는 정반대 양상이었다. 구창모, 맨쉽, 원종현 등 불펜의 핵심자원들이 4사구를 남발하고 결정적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흐름이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갔다.

A=구창모도, 원종현도 너무 긴장한 탓인지 전력으로만 던지려다 보니 제구는 좋지 않았다. 피칭이란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다. 완급을 조절하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다는 생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짧은 이닝을 책임지기 때문에 전력투구도 필요하다. 그러나 코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으로 대량실점했는데, 배터리는 장타에 대한 주의도 기울여야 한다.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무사 만루 두산 최주환이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6회말 두산의 공격도 짚어보자. 무사 1·2루서 양의지에게 보내기번트를 고려해볼 수도 있었는데, 두산 벤치의 선택은 강공이었다. 양의지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8-6으로 역전하는 최주환의 만루홈런이 나왔다.

A=양의지의 강공이 대량득점의 발판이었다. 두산 벤치의 판단이 주효했다. 2점을 뒤지고 있었지만, 동점보다는 역전을 염두에 두고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NC 타선도 강한 만큼 7회 이후 종반전도 생각했을 것이다. 양팀 모두 홈런을 비롯한 장타로 득점하는 경기 흐름이라 벤치로서도 그런 계산을 하고 강공을 택했을 텐데, 결과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잠실 | 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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