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 물음표가 커지는 두산 파레디스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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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파레디스. 스포츠동아DB

평균적으로 외국인 타자는 투수에 비해 새로운 리그에 안착하기 위한 적응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많은 감독들이 시즌 초반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외국인 타자를 기다린다. LG 류중일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 대해 “나믿가믿”(나는 믿을 거야. 가코를 믿을 거야)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가코는 그러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고 58경기 동안 홈런 1개만 치고 돌아갔다.

지난해 KIA 로저 버나디나는 개막 후 25경기에서 OPS 0.633으로 부진했다. 홈런은 단 1개였다. 비난이 컸고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김기태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버나디나는 50경기까지 OPS 0.782, 6홈런으로 기지개를 폈다. 이어 후반기 대폭발에 성공했고, 최종 성적 27홈런 OPS 0.912, 111타점으로 정규시즌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30)는 시범경기 5게임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 OPS 0.489를 기록 중이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전부며 타점은 없다. 볼넷 1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 8개를 당했다.

두산 파레디스. 스포츠동아DB


파레디스는 지난해 일본 지바 롯데에서 뛰며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큰 약점을 노출했다. 89경기에서 16개의 볼넷을 기록하는 동안 97개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은 10개, OPS는 0.634였다. 14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파레디스는 191㎝·95㎏의 건장한 체구를 갖고 있다. 스윙 스피드는 최정상급이다. 스위치 타자며 수비 포지션도 다양하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파레디스를 강력한 2번 카드로 구상했다. 김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타자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면서도 “가장 최적은 지명타자”라고 말했다. 수비 능력이 다른 국내 선수에 비해 앞서지는 않는다는 내부 평가다. 그렇다면 타격에서 외국인 선수에 어울리는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5번 경기를 했을 뿐이다. 파레디스를 평가하는 것도 매우 이른 시점이다. 단 연속해서 포크볼에 헛 스윙하는 장면 등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원 바운드 공에 스윙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두산은 국내 선수층이 두텁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타 팀에 비해 길다. 그러나 두산은 상위권 전력을 가진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인내와의 싸움은 짧을수록 좋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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