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너 “소속사 분위기 뒤숭숭? 우린 더 똘똘 뭉쳤죠”

입력 2019-05-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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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너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 승리 사건 여파 등 주변의 혼란스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팬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욕심만 생각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왼쪽부터 멤버 송민호, 김진우, 강승윤, 이승훈.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5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 낸 위너

양현석 대표 ‘너희 갈 길 가라’ 격려
타이틀곡 ‘아예’ 각종 음원차트 1위
우리의 또다른 멤버, 팬들의 힘이죠

‘아이돌 조상’으로 통하는 젝스키스의 히트곡 가운데 ‘사나이 가는 길에 기죽진 마라 / 없어도 자존심만 지키며 / 눈물 따윈 내게 없을 거야’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온갖 시련과 난관에 부딪혀도 “나는 내 갈 길을 간다”며 큰소리치는 진정한 ‘싸나이’의 마음가짐을 노래한 곡이다.

5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을 내놓으며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4인조 아이돌 그룹 위너(강승윤·이승훈·송민호·김진우)를 보고 있자니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멤버들 모두 어깨에 한껏 힘이 들어가 있고, 표정과 말투, 제스처에서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승리 사건의 여파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컴백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실 이들이 주변 상황에 자칫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대표 프로듀서인 양현석도 “너희는 너희 길을 가라”고 조언했을 정도다.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영향을 받지는 않았어요. 저희에게 특별히 내려온 지령(?) 같은 것도 없었고요. 양현석 프로듀서가 ‘너희 갈 길을 가라, 팬들 위해 열심히 준비하라’고 이야기한 게 전부였어요. 그래서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죠. 심리적인 스트레스보다는 단지 팬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컸고 압박도 없어서 컴백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우려는 기우였다. 15일 오후 발표한 새 앨범 ‘위’의 타이틀곡 ‘아예’가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양현석도 휴대전화 단체대화방에서 “너희들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칭찬했단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들은 오히려 똘똘 뭉쳤다. 앨범 제목은 탄탄한 팀워크의 분위기를 담은 듯 “우리”라는 뜻의 ‘위(We)’로 정했다. 부제도 ‘위 오아 네버’(WE or Never)다.

“우리가 아니라 혼자, 개개인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죠. 넷이 뭉쳤기에 가능한 순간이 많았어요. 팬들과 노래를 들어주는 분들도 ‘우리’라는 영역에 포함됩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잘 담은 것 같아요.”

그룹 위너.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2014년 데뷔해 어느덧 5년차다. 짧지 않은 시간 함께 성장해온 멤버들은 물론 팬들과도 ‘원 팀’이라는 생각을 더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 한 멤버가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해도 다른 멤버가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걸 보면서 “정말 ‘우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을 가장 많이 살핀다는 강승윤은 “팬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알리는 걸 소위 말해 ‘영업’이라고 하는데 우리 팬들은 정말 ‘영업’을 잘한다”며 웃었다.

“팬들이 SNS에서 우리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알리려고 많은 노력을 하더라. 각종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정말 선수들이에요. 위너의 또 다른 멤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너지가 커요.”

지난해 이들의 목표는 한 해 동안 두 장의 앨범을 내는 것이었다. 물론 대성공이었다. 올해는 하반기에 한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한 후 연말에 정규 3집을 선보이는 게 큰 목표다.

“팬들도 거의 알다시피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회사에서)절대 앨범을 발표할 수 없는 시스템이잖아요. 꼭 올해는 3집을 내서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물론 자신 있죠!”

그래도 최근 같은 소속사 후배 걸그룹인 블랙핑크의 국내외 활약에 위축되지는 않을까. 대답은 “노!”다. 그저 영어를 잘하는 멤버들이 부러울 뿐이다.

“동생들이 너무 잘해서 ‘오빠’ ‘선배’ 입장에서 정말 뿌듯하죠. 영어권 멤버가 셋이어서 영어가 가능하기에 우리도 그런 모습에 자극을 받아요. 하하!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가 뭐래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가렵니다.”

위너의 성과 가운데 멤버 송민호의 예능프로그램 속 두드러지는 활약도 눈에 띈다. 이달 말 첫 방송하는 tvN ‘강식당’ 시즌2를 비롯해 하반기에는 ‘신서유기’ 시즌7 출연도 앞두고 있다.

“앨범 작업 도중에 촬영을 하고 와서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죠. 하지만 서로 믿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덕분에 촬영할 때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제일 친한 친구인 블락비의 피오가 합류하게 돼 더 잘할 수 있었고요. 친구가 너무 잘해 때로는 위기감이 들기도 했지만요. 하하! 소속사 선배인 젝스키스의 (은)지원이 형이 예전에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네 모습을 보여주라는 조언을 해줘 촬영이란 걸 의식하지 않고 일만 하다 왔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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