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직장내 성추행 실태 ‘꽃뱀이 되어버린 피해자’ 충격

입력 2015-07-28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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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화) 방송되는 ‘PD수첩’은 근절되지 않는 직장 내 성추행의 실태와 용기 내 신고해도 더 큰 시련을 겪는 2차 피해를 집중 취재했다.

제작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성추행보다 성추행 신고 이후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신고 후 직장분위기를 흐렸다는 이유로 2차 피해를 당하기 일쑤며, 힘들게 재판까지 가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직장내 성추행, 용기내 신고해도 더 큰 시련을 견뎌야 하는 직장내 성추행 피해자들의 절규를 들어본다.

▣ 참아도 문제, 알려도 문제다?!
지난 20일, 경기도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제보를 해왔다. 그녀는 2주 전 있었던 교직원 워크숍에서 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에 문제제기를 했다 도리어 폭언을 들었다며 제작진에게 건네 준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또한 같은 여자인 교감은 사건을 문제화 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교장이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여교사. 평소에도 개인적인 일로 여교사에게 보좌를 명하고, 거침없는 음담패설을 늘어놓아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한다.

▣ 제 2의 가해자가 된 회사들
직장 내 성추행 경험 여성 중, 피해자가 불이익조치 되는 경우 35.6%
일반 성추행과 달리 2차 피해 위험성이 큰 직장 내 성추행!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 윤서영(가명)씨. OO제약 상사로부터 손등에 키스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큰 수치심을 느꼈다. 그러나 회사의 대처는 더욱 기가 막혔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부서 이동 시키고, 동료들은 돌아가며 폭언까지 일삼았다.

알고 보니 그녀가 제 발로 나가게 하기 위한 회사의 시나리오라는 한 동료의 충격적인 증언! 회사의 주도로 직원들이 피해자를 따돌렸던 것. 고통스러운 나날을 견디다 못한 서영(가명)씨는 결국 도망치듯 회사를 나왔다.

국립OO병원에서 근무한 지 12년째인 치위생사 신주영(가명)씨. 올해 1월, 회식자리에서 부장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회사에 보고했다. 이를 전해들은 중간 관리자 박과장은 가해자인 정부장이 보는 앞에서 직원들을 불러 증언을 들었다. 그리고 며칠 뒤, 주영(가명)씨는 피해자가 아닌 부장의 돈을 보고 접근한 꽃뱀이 되어 있었다.

박과장과 정부장이 증인을 찾는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소문을 퍼트렸기 때문.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폐쇄병동에 두 차례 입원한 주영(가명)씨는 정신과 약 복용으로 인해 임신계획에까지 차질이 생겼다.

현재 회사와 소송중인 그녀는, 회사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 회사 차원의 피해자 구제가 필요하다!
피해자에 대한 낙인찍기를 하는 회사, 가해자나 회사의 책임에 관대한 사법부. 이로 인해 바뀌지 않는 한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들의 2차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으로 피해자가 사표를 냈다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보고 회사가 부당해고에 대한 손해배상과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해줘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회사가 ‘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만 운영한 기록이 있으면 법적인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직장 내 성추행을 사적인 일로 규정짓는 잣대에 결국, 피해자들은 사표를 던지는 것으로 악몽을 끝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희롱은 회사에서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과연 회사가 피해자들을 구제해줄 방법은 없는 걸까?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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