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청아 “‘늑대의 유혹’이후 쏟아진 관심, 부담스러웠다”

입력 2017-03-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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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청아’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년이 지나도 ‘늑대의 유혹’(2004)일 것이다. 주연 데뷔작으로 크나큰 인상을 남겼던 이청아는 후에도 연기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틱 코미디’물이 아닌 장르를 도전할 때마다 ‘연기 변신’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취재진들에게 “연기 변신을 꾀하는 건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말을 꺼낸 이청아는 ‘늑대의 유혹’때를 회상했다. 대형소속사를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청아의 관심사는 ‘독립영화’였다. 주변 친구들도 “이청아는 인디영화에서 풀릴 것”이라고 늘 말을 해왔다고. 그러던 중 그에게 찾아온 것이 ‘늑대의 유혹’이었다.

“신인 때는 모든 오디션을 보잖아요. 그 중 하나가 ‘늑대의 유혹’이었어요. 그런데 덥석 주연을 맡게 됐어요. 저도 제가 이렇게 트렌디한 작품에 출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또 애교를 부리는 성격도 아니라 극 중에서 손발 오그라드는 장면이 나오면 친구들이 따라하면서 놀리기도 했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쏟아진 관심은 20대 초반인 이청아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좋은 관심 뿐 아니라 나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100만 안티를 갖게 됐고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져 활동을 1년간 쉬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20대 초반에 5년간 주연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웠어요. 물론 매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스스로 부하가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일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좋은 선배님들을 뵐 수 있고 다양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히 20대 중반부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연기적으로 장르도 넓히기도 하고요.”


이청아는 정말 큰 역할, 작은 역할 가리지 않고 꾸준한 연기를 보여줬다. 송강호, 정우성, 이병헌 등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은 마음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말했고 ‘그저 바라 보다가’(2009)에서도 정말 작은 역할이었지만 황정민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후 감독의 작품이 좋으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활동 중 어머니의 병세가 안 좋아지면서 잠시 연기 생활을 쉬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가 편찮아지시면서 약간 삶의 모토가 바뀌었다. ‘다 하고 후회하자’로. 그래서 더 안 좋아지시기 전에 여행도 같이 다니는 등 어머니와 함께 하고픈 걸 다 했던 것 같아요. 성격도 많이 변했어요. 제가 인간관계가 정말 좁았는데 조금씩 만나는 사람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어요. 예전엔 웬만하면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지냈다면 지금은 모든 걸 겪어보려고 해요.”

이청아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그는 “‘해빙’이 끝나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얼른 머리 싸매고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서 많은 분들이 의외의 캐릭터를 제게 주시는 것 같아요. 좀 더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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