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①] ‘써클’ 김강우 “여진구에 비해 난 날로 먹은 듯”

입력 2017-07-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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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①] ‘써클’ 김강우 “여진구에 비해 난 날로 먹은 듯”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는 극의 재미 여부와 별개로 배우에게 상당한 과제를 안긴 작품이었다. 두 개의 이야기가 별도로 진행되며 극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양 쪽의 이야기가 연결되는 구성은 물론 SF라는 장르적 특성도 배우에게 적잖은 부담을 안겼다.

이런 가운데 김준혁 역을 맡은 김강우에게는 이 작품이 시청자에게 전해고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임무와 꼬일대로 꼬인 사건을 풀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맡겨졌다. ‘써클’이 SF이자 추적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김강우의 고군분투 덕이다.

“아무래도 경험해 보지 못한 현실을 연기해야 하는 거니까 쉽지는 않았죠. 그래서 더 과해보일 수 있는 감정연기를 하기도 했고요. 이 작품이 비주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장르적인 부분을 믿고 연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김강우에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작업물보다 훨씬 많은 상상력을 요구했다. 2037년이라는 근 미래의 배경 아래 사건을 추적해 가는 형사를 연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나는 날로 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여진구가 연기했던 파트 1은 혼자서 많이 움직여야 했어요. 연기하는 배우 스스로 주도적으로 움직이면서 극을 밀고 나가야 했죠. 감정적으로 큰 사건도 많았고요, 하지만 제 쪽은 조력자들이 많아서 심정적인 부담은 확실히 덜 했죠. 그래도 우리 쪽에서 매듭을 잘 지어서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어요. 이야기가 워낙 어려웠으니까요.”



김강우가 지적했듯이 ‘써클’은 시청자에게 많은 생각과 추리를 하게 만든 드라마였다. 그만큼 높은 퀄리티에도 불구, 시청률은 큰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

“처음부터 이 작품의 시청률은 예측하기 힘들었어요. 원래 드라마 시청률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유입되는 시청자들이 생기면서 높아지는 거니까 ‘써클은 조금 중간유입이 어렵겠다’ 정도는 생각을 했었어요.”

물론 배우가 작품을 정하는데 있어 반드시 높은 시청률 혹은 많은 관객수를 절대적 기준에 두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어 작품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스스로도 ‘중간 유입은 어렵겠다’고 생각했던 ‘서클’, 왜 김강우는 하필 이 작품이었을까.

“작품 선택에 명확한 기준은 없어요. 연출자와의 소통이나 시나리오를 읽었을 당시의 재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김준혁이라는 캐릭터가 사람 냄새 나는 인물이어서 선택 했어요. 그럼 배우가 연기하기 편하거든요. 장르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도 인물만 땅에 잘 붙어 있으면 연기하기가 좋아요.”

‘써클’이 종영한 지금, 김강우는 또 영화 ‘사라진 밤(가제)’ 촬영 준비에 들어갔으며 소속사를 옮기는 등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다. 여기에 이제 나이도 마흔이 되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 하나요? 과거에는 작품이 안 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왜 안 되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거죠. ‘안 되는 건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 그걸 배우는 게 나이가 든다는 것 아닐까요?”

이처럼 어깨의 짐을 조금 내려놓은 듯 한 김강우지만 아직 그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흥행과 거리가 멀다’는 대중의 평가도 수용하면서 연극 무대에도 도전하는 그다. 욕심은 버렸어도 배우로서의 성장 욕구는 여전한 셈이다.

“흥행이야 되면 참 좋겠죠. 하지만 이게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것보다는 배우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15년 동안 제가 배우를 해온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몇 년 안에 반드시 어떤 결과를 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한 건 없어요. 지금도 촬영장에서 제 연기에 부족함을 얼마나 많이 느끼는데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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