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③] ‘흥부’ 정우 “내 연기 볼 때마다 숨고 싶은 마음”

입력 2018-02-06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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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③] ‘흥부’ 정우 “내 연기 볼 때마다 숨고 싶은 마음”

“아버지, 가족 그리고 제 꿈.”

배우 정우가 연기의 원동력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꿈’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시 물으니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 말 그대로라면 정우는 꿈을 이룬지 이미 20여 년이 흘렀다. 배우가 됐고, 배우로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정우는 “‘스크린에 나온다’라고 꿈을 이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는 제 연기에 만족하지 않아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힘들기도 하죠. 제 연기를 볼 때마다 숨고 싶거든요. ‘응답하라’ 등 전작들이 가끔 TV에 나오면 보는데 그냥 웃겨요. ‘왜 웃길까’ 가만 생각해보면 쑥스럽고 숨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연기에 있어 선천적인 끼와 재능보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우는 일상생활에서 시나리오 등 작문을 하는 이유도 모두 “연기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을 잘 쓰진 못하지만 글쓰기를 좋아해요. 주로 시나리오나 일기를 쓰죠. 재밌는 감정이나 독특한 감정이 생겼을 때 에피소드로 써놓거든요. 나중에는 그것들을 나열해서 이야기로 만들기도 하고요. 제 경험이나 친구의 경험에 상상력을 더하는 식이에요. 장르는 대부분 성장 드라마죠.”

집 안 박스 어딘가에 그렇게 묵혀둔 이야기가 쌓여있다고. 공동 집필을 통해 정식 시나리오로 완성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의에 정우는 손사래를 쳤다.

“어휴. 부담스러워요. 연기나 잘해야 하는데 다른 부분에 손을 대는 게 좀 그래요. 세상에 내보이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에요. 연기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끄적이는’ 수준이죠.”

정우의 머릿속 이야기가 영화로 옮겨진 사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바람’은 정우의 학창시절을 담은 자전적인 영화로 그가 원안 작업을 한 작품. 실제로 정우는 ‘바람’을 찍고 나서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런 식으로 연기하고,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많이 도움 됐어요. 하하.”


그가 선보이는 이번 영화 ‘흥부’에서는 공교롭게도 천재 작가 흥부를 연기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 조혁(김주혁)과 조항리(정진영)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우리가 흔히 아는 흥부가 아니라 이름만 ‘흥부’인 작가의 이야기인 셈이다.

“흔히들 흥부는 심심하고 착한, 전형적인 캐릭터의 느낌이잖아요. 그런데 ‘흥부’의 흥부는 괴짜 같은 캐릭터라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시나리오를 보면서 새로움을 느꼈죠. 시나리오 속 텍스트보다는 제 색깔을 보여준 것 같아요. 능청스러움이나 뻔뻔함, 천진난만한 모습은 제가 연기함으로써 조금 더 부각된 것 같아요.”

정우가 연기한 전무후무 ‘작가 흥부’는 어떤 모습일까. 14일 개봉하는 ‘흥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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