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야’심야로…공개코미디찬밥?

입력 2008-11-05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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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BC TV가 ‘개그야’ 방송 시간대를 자정께로 옮겼다. 방송 자본주의 원칙에 따른 도태로 봐야 한다. MBC는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개그야’를 자주 결방했다. 16일 비 컴백쇼 ‘나비춤’, 24일 ‘서태지 심포니’ 탓에 ‘개그야’는 연달아 휴업했다. 2주 연속 결방 사태가 빚어졌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뎠다. 미디어 역시 ‘개그야’ 결방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비 컴백쇼나 서태지 오케스트라 방송에 더 집중했다. 잦은 결방 사태는 11월 개편을 앞둔 복선이었다. ‘개그야’는 금요일 오후 10시50분에서 토요일 오후 11시55분으로 자리를 옮긴다. 웃고 떠들어야 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야심한 시간대로 이동,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광경을 연출하게 됐다. ‘개그야’는 2006년 2월16일 첫 방송된 이후 꾸준히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준형, 정종철, 오지헌 등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들을 영입했지만 시청률에는 변화가 없었다. 5~8%대에서 정체했고, 그렇게 100회를 넘겼다. ‘개그야’ 외에도 순수 개그 프로그램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쌩뚱맞죠’, 리마리오 춤, ‘그런거야’ 등 수많은 이슈를 낳았던 SBS TV ‘웃찾사’ 역시 ‘개그야’와 시청률 면에서 도토리 키 재기다. 공개 개그 방송의 효시 KBS 2TV ‘개그 콘서트’만이 시청률 10% 중반 정도로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학교 성적으로 치면 시청률은 평소 성적, 내신과도 같다. 프로그램들의 내신에 따라 봄·가을 개편 향방이 갈린다. ‘개그 콘서트’는 토요일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한 시간 당겨지고, ‘웃찾사’는 금요일 오후 8시55분에서 오후 9시55분으로 한 시간 늦춰졌다. ‘개그야’에게는 아예 11시55분이 할당됐다. ‘개그 콘서트’와 ‘웃찾사’의 경우, 좌천 혹은 승격으로 보기 애매한 구석이 있다. ‘오후 9시가 좋으냐 10시가 좋으냐’는 질문에는 확답이 불가능하다. 시간적 영향보다 경쟁 프로그램에 따른 대진운이 더 크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개그야’의 자정 방송이 암시하는 바다. 자정에 방송하고도 시청률 두 자릿수를 내면 천연기념물 감이 된다. “급격한 국내외 경기침체와 광고시장의 악화로 제작과 편성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 경영 효율을 높이고 시청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방송 경영의 자본주의적 논리는 주말 밤 핵심시간대 드라마를 폐지하고, ‘개그야’도 밀어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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