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새 장난감 ‘고속 슬라이더’ 통했다

입력 2014-07-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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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동아닷컴DB

■ SF전 6이닝 3실점 12승 원동력

커쇼 슬라이더 극찬…“난 체인지업 가르쳐줘”
46개 브레이킹 볼중 31개 결정구가 슬라이더
브레이킹 볼 늘자 홈 플레이트 폭넓게 사용

“류현진도 나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줘야 한다.”

최근 9연승 행진을 하는 동안 방어율 0.94의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26)가 류현진(27·사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을 통해 미 전역으로 중계된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이벌전에서 경기 도중 인터뷰에 나선 커쇼는 “류현진이 고속 슬라이더 던지는 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그립 잡는 법을 전수했더니 지저분한 구질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며 “내가 슬라이더를 가르쳐줬으니 이제 류현진도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비법을 전수해 주는 게 마땅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현진이 최근 신무기로 삼고 있는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는 이날 경기의 화제였다. ESPN의 중계를 맡고 있는 돈 슐먼과 존 크룩은 “평소 류현진이 동료들에게 어떻게 그립을 잡는 지와 볼카운트에 따라 어떤 공을 던지는 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며 “베켓에게 커브를, 커쇼에게 슬라이더를 전수받은 후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1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류현진은 총 103개의 공을 던졌다. 이중 46개의 브레이킹 볼을 구사했다. 특히 31개를 던진 슬라이더는 46개의 직구에 이은 세컨드 피치이자 결정구로 삼았다.

이날 잡은 7개의 삼진 중 3개가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었다. 특히 6회말 2사 후 류현진의 마지막 타자가 된 댄 어글라 타석 때 해설을 맡은 크룩은 풀카운트에서 “결정구로 새로운 장난감(New Toy)인 고속 슬라이더를 던질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크룩의 말처럼 류현진의 손을 떠난 공은 타자 바깥쪽으로 향하다 마지막에 홈플레이트 쪽으로 휘어지는 백도어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존을 관통하며 루킹 삼진이 됐다.

낙차 큰 커브의 비중도 크게 늘어나 체인지업(11개)보다 4개가 많은 15개를 던졌다. ESPN은 경기 도중 류현진이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를 어떻게 던지는 지 투구폼과 그립을 클로즈업할 정도로 최근 장착한 신무기를 집중 조명하며 경기 내내 큰 관심을 보였다.

돈 매팅리 감독은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한 후 우타자와의 승부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브레이킹 볼 구사 비율을 늘린 후 이전보다 홈 플레이트를 보다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에게 16이닝 동안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2연패를 당했던 자이언츠 타자들이 스윕을 면하기 위해 이날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했지만 류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체인지업을 공략하려다 브레이킹 볼을 꺼내든 류현진의 투구 패턴에 홈에서 속절없이 3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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