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1000m 동메달’ 김태윤, 올림픽에서 잠재력 터졌다

입력 2018-02-23 2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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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태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금메달, 은메달 못지 않은 값진 동메달이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의 희망 김태윤(24·서울시청)이 해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키엘 나위스(네덜란드·1분07초95),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1분07초99)에 이은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윤은 2017년 10월 평창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이 종목 1위를 기록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이 종목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30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씻을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는 불운 탓에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시리즈 랭킹은 20위(랭킹포인트 70점)에 그쳤다. 10위(1분09초26)에 오른 1차대회(네덜란드 헤이렌베인)를 제외하면,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고전했다.

그러나 꿈의 무대였던 올림픽에서 자기 기량을 100% 보여줬다. 이날 알렉산드르 생장(캐나다)과 함께 15조, 아웃코스에 출발한 김태윤은 200m 구간을 16초39에 통과하며 탄력을 붙였다. 600m 구간 속도도 24초97로 매우 빨랐다. 이날 출전한 36명의 선수 가운데 600m 구간 랩타임을 24초대에 끊은 선수는 김태윤과 로렌첸이 전부였다. 결승선을 통과한 김태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로렌첸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던 상황에서 마지막 18조의 나위스와 미카 파우탈라(핀란드)가 출발선에 섰다. 나위스가 1위, 파우탈라가 16위(1분09초58)로 레이스를 마치며 김태윤의 동메달이 확정됐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던 코칭스태프와 얼싸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예상치 못한 메달에 엄청난 환호성을 쏟아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벌써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일 남자 1500m 김민석(19·성남시청)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8일 여자 500m 이상화(29·스포츠토토), 19일 남자 500m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1일에는 이승훈(30·대한항공)-정재원(17·동북고)-김민석으로 구성된 팀추월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냈고, 23일 김태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종목 최종일인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매스스타트에선 남자대표팀 이승훈과 정재원, 여자대표팀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가 메달에 도전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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