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반가운 이강인, 발렌시아와 한국축구를 부탁해!

입력 2019-02-10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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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군단’ 발렌시아CF(스페인)의 정식 1군으로 승격한 ‘한국축구의 희망’ 이강인(18)의 포부는 뚜렷했다.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한마디에는 다부진 의지가 담겼다.

이강인은 9일(한국시간) 발렌시아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통해 팬들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힘이 난다. 스타디움에서 태극기를 볼 때마다 정말 기쁘다. 더욱 좋은 경험을 쌓고 많이 배워서 한국축구와 발렌시아에 도움을 주고 싶다.”

이강인에게 2019년은 굉장히 뜻 깊다. 8년 전, 발렌시아 유스(알레빈C)에 입단한 이후 가슴에 품었던 1군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에브로와의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전에서 만 17세 327일 나이로 1군에 데뷔했지만 정식 1군 콜-업이 이뤄진 건 아니었다. 1군에 정식 등록된 시점은 지난달 31일이었다.

발렌시아 유스를 착실하게 거친 이강인은 “메스티야(발렌시아 홈구장)를 처음 봤을 때는 신기하기만 했다. ‘이렇게 엄청난 경기장에서 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목표를 이뤘다.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계속 발전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아끼는 미래의 자원이다. 1군 계약을 하며 매긴 바이아웃 8000만 유로(한화 약 1020억 원·추정치)가 가치를 입증한다. 바이아웃은 선수와 구단이 계약할 때 정하는 몸값으로 해당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타 구단이 바이아웃 이상의 금액을 책정하면 원 소속 구단과 협의 없이 곧장 선수와 이적 협상을 할 수 있다. 발렌시아 메스타야(2군)는 2000만 유로(약 250억 원)를 책정했으나 지금은 4배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빅 클럽들이 이강인을 노렸기 때문에 1군 진입이 예상보다 빨랐다.

이강인의 성장은 한국축구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의 A대표팀은 2022카타르월드컵을 위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빠른 감이 있으나 이강인을 벤투호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모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벤투 감독은 조만간 유럽 곳곳을 돌며 해외 리거들을 점검할 계획인데, 이강인 역시 체크 대상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한국은 2020도쿄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59)도 이강인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유일한 문제는 발렌시아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하는 경우로 이 때는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끊임없는 도전을 갈망하는 이강인의 전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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