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에겐 더욱 특별한 3월 A매치

입력 2019-03-24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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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이청용. 스포츠동아DB

오랜 시간 함께한 전우들은 모두 곁을 떠났다. 이제 남아 있는 이들은 자신이 앞장서서 이끌어야할 후배들뿐. 한국축구의 정신적 지주로 떠오른 이청용(31·보훔) 얘기다.

이청용은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이 이끄는 지금의 축구국가대표팀이 조금은 낯선 느낌이다.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기성용(30·뉴캐슬)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모두 태극마크를 반납하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동반 은퇴 대신 국가대표 잔류를 택한 이청용은 22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의미 있는 새 출발을 알렸다. 비록 동기생들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후반 조커로 투입돼 1-0 승리를 결정짓는 헤딩골을 터뜨리면서 베테랑의 진가를 재확인시켰다.

과감한 점프를 통해 벤투호의 갈증을 풀어낸 이청용은 어느 때보다 활짝 웃으며 자신의 A매치 통산 9번째 득점(88경기 출전)을 자축했다. 곁에는 기성용과 구자철 대신 이승우(21·베로나)와 김문환(24·부산 아이파크) 등 까마득한 동생들이 다가와 선배와 기쁨을 나눴다.

이러한 이청용의 든든한 존재감은 앞으로도 벤투호에서 계속해 빛을 발할 예정이다. 이청용은 현재 엔트리 기준으로 최철순(32·전북 현대) 다음으로 나이가 많고,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해외파 가운데서는 맏형이다. 전체 선수단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해외파와 국내파 사이의 가교까지 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청용은 이날 경기 직후 “기성용과 구자철 모두 맡은 일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빠지게 됐다. 대표팀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뛰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가 많다”며 축구팬들을 안심시키는 의젓함을 보였다. 한국축구가 아직 이청용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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