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김형완 “특선급 선수들에게 인정받겠다”

입력 2013-09-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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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완이 자전거와 함께 한 10여년은 거듭된 시련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시련은 그를 강하게 했고,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도 재기에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 부상 딛고 특선급 특별승급 김형완

지난해 훈련도중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
5개월간 재활 거쳐 복귀…2주연속 입상
사이클 부자…“아버지의 가르침 큰 힘”

“어쩌면 내게 자전거는 운명인지도 모른다. 사이클 지도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치원 시절부터 벨로드롬을 놀이터 삼아 지냈으니까. 하지만 자전거와 함께 한 10여년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김형완(26·17기·계양)은 2012년 5월 25일 도로훈련 도중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의 중상을 당했다. 사고로 약 5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주위에선 선수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퇴원 후 5개월간 힘든 재활훈련에 매진했고 보란 듯 올해 3월22일 경륜장으로 돌아왔다. 벨로드롬에 다시 선 그의 페달링은 거침이 없었다. 2주 연속 입상해 특선급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 특선급에 30회 출전해 우승 4회, 2착 8회로 연대율 40%, 작년 중상을 입은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승세다.


“특별승급에 성공했지만 자만하지 않겠다. 요즘 특선급의 기량은 평준화 됐다. 긴장의 끈을 늦추는 순간 미끄러진다. 경험 부족으로 우수급으로 강급됐던 2년차(2011년) 때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없다.”


- 아버지와 사이클 부자(父子)로 유명하다.

“아버지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사령탑을 역임하셨던 서울시청 김석호(53) 감독이다. 아버지는 내가 사이클 선수가 되는 걸 원하지 않으셨다. 2년을 졸라 의정부 중학교 3학년때 겨우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었다.”


- 사이클 시작한 후에는 아버지 도움을 많이 받았을 거 아닌가.

“기술적인 조언은 받았지만 아버지의 존재는 오히려 큰 부담이었다. 경륜의 레전드로 불리는 조호성, 홍석한, 지석환 등 최고의 선수들을 배출한 분인 만큼 아버지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고등학교 때 부상의 여파로 부진했는데 사이클을 당장 그만두라고 하셨다. 다행히 부상에서 회복하며 성적이 올라갔고, 그제야 마음을 열고 후원자가 돼주셨다. 돌아보면 아마시절 아버지의 엄격한 가르침이 지금 내가 경륜선수로서 활약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아마시절 스프린트가 주종목인 만큼 회전력은 자신 있다. 반면 파워는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인치환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 17기 신인왕전이다. 거친 몸싸움을 뚫고 마크에 성공했다. 경기 전 세웠던 작전이 맞아 기뻤다. 빅매치에서 이 전략으로 입상을 노릴 계획이다.”


- 현재 특선급에서 강자로 인정하는 선수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김동관 선수다. 놀 때도 훈련할 때도 열심히 한다. 순발력과 회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나와 스타일이 비슷해 닮고 싶은 선배다.”


- 미혼인데 결혼계획은.

“사귀는 여자친구는 있지만 결혼은 서른쯤에 하려 한다. 정상급 선수가 되기 위해 계획을 세웠고 앞으로 4년 정도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 올 시즌 목표는?

“특선급에서 상대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목표다. 잃을 게 별로 없는 신예인 만큼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착실하게 기량을 키우고 싶다. 또 자유로운 전법을 구사해 팀간 대결이 벌어지면 내 역할을 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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