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페이소스에 관한 한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불리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고도의 서스펜스 스타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 눈에 띈다. 오다 나오미와 시라이 가나코라는 강력한 두 여성 캐릭터가 남편의 폭력에 대항해 ‘클리어런스 플랜’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오쿠다식 ‘여자들의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속도감 넘치는 전개, 탄탄한 문장과 구성, 고도로 계산된 흡인력이 마지막 한 장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오쿠다 히데오는 그동안 웃음기와 넉살로 진한 페이소스를 일으키는 풍자물과 진지한 사회물로 나누어 작품을 써 왔다. 이 소설은 두 스타일을 통합한 최상의 결과물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