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톱 재등장’ 신태용호, 현실인식? 자신감?…진짜 속내는?

입력 2018-05-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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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향하는 ‘신태용호’가 부상 악재를 견뎌내고 만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권창훈과 이근호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신태용호 태극전사들이 힘찬 출발을 마쳤다. 21일 파주 NFC에서 소집훈련 첫 날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또 한 명의 이탈자가 발생했다. 이근호(33·강원FC)가 부상으로 2018러시아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K리그1 경기 중 오른 무릎 내측인대가 파열됐다. 당초 다행히 괜찮을 것이라는 1차 진단이 나왔지만 대한축구협회는 22일, 최종 진단결과 전치 6주 판정이 나왔다며 이근호를 소집훈련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0남아공월드컵 직전, 컨디션 난조로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이근호는 골 맛을 본 4년 전 브라질대회에 이은 생애 두 번째 월드컵 출격을 꿈꿨으나 결국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초비상이다. 권창훈(24·디종)이 아킬레스건이 파열된데 이어 핵심 공격수를 둘이나 잃었다. 1번 옵션부터 유력한 조커까지 빠지면서 최전방과 2선 조합, 측면 활용을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플랜A부터 B,C까지 완전히 흐트러졌다.


그런데 대표팀은 추가 발탁 없이 26명으로 소집훈련을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공개한 소집훈련명단(28명) 가운데 공격수(FW)로 분류된 4명은 3명으로 줄어들었으나 인원은 늘어나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시 거론된 ‘투 톱’에서 약간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신 감독은 이근호 부상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이승우(20·베로나)~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투 톱을 만들 수 있고 모두가 공유할 다른 전술도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방에 최적화된 장신 골게터 김신욱(30·전북 현대)과 호흡을 맞출 섀도 스트라이커 등 맞춤형 인원을 선별하거나 황희찬(22·잘츠부르크)을 중심으로 한 ‘제로(0) 톱’ 라인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석현준(27·트루아)은 큰 틀에서 김신욱과 스타일이 비슷하고, 지동원(27·다름슈타트)도 뚜렷한 차별성이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히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들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손흥민(26·토트넘)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고, 이재성(26·전북)~구자철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왼쪽 무릎 인대가 좋지 않은 구자철의 재활이 무난히 진행된다는 전제에서다.


여기에 오른쪽 날개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이 경기력을 회복하고, A매치 경험이 없는 문선민과 이승우가 대표팀에 잘 녹아들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훨씬 다양한 옵션을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국들의 전력탐색에 대비한 연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감독은 훈련소집엔트리를 발표하면서 “4-4-2로 정한 플랜A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4차례 A매치도 풀 전력을 구축하지 않을 듯한 분위기도 조성했다. 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풀이된다.


과연 신 감독의 진짜 의중은 무엇일까. 뚜렷한 답은 다음달 18일 스웨덴과의 본선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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