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용병이야기]‘무한도전’최향남·다카쓰에박수를…

입력 2009-06-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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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의 황혼기, 마이너리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두 노장 선수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 하지만 필자는 ‘아름다운 도전’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최향남, 다저스 트리플 A 앨버커키의 불펜 에이스

LA 다저스의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 에이시 고로키(구로다와 사이토를 영입한 인물)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거의 사라져가던 박찬호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올 초 세인트루이스에서 방출된 최향남에게 마이너 계약을 제안합니다. 다저스는 트리플 A 불펜 역할을 기대하며 최향남을 확장 스프링 캠프에 초대합니다.

통역 직원 없이도 동료들과 야구용어로 의사소통을 이어간 최향남. 홈런을 기록한 팀 동료가 경기 후 라커룸을 지나가자 그를 불러 “배팅 굿”이라는 축하를 전해가며 친근감을 표시합니다.

문법이나 어법이 어색하더라도 그에게 언어의 어려움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특유의 완급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활약을 펼치는 그를 위해 다저스도 최근 한국인 통역 직원을 선발하기 위한 준비 중에 있습니다.

○다카쓰, SF에서 다시 찾은 기회

다저스에 아시아 담당 에이시 고로키가 있듯, 샌프란시스코에도 괴 카카즈라는 일본인 아시아 담당 직원이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보비 밸런타인 감독을 보좌해 지바 롯데의 해외 담당으로 근무하던 그는 작년 겨울 밸런타인 감독의 지시로 김동주의 신분 조회를 실시했다가 구단과 밸런타인 감독간 갈등의 희생양이 되어 지바 롯데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밸런타인 감독의 추천으로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채용이 된 카카즈는 일본 선수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의 첫 작품이 바로 다카쓰입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활약하기도 한 다카쓰는 미국 구단 입단이 불가능할 경우 일단 독립리그에 진출한 후 재차 마이너리그 입단을 노린다는 계획이었는데 카카즈의 도움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비록 마이너 유니폼이라 할지라도 몸이 허락하고, 받아주는 구단이 있으면 마이너리그의 적은 연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 앞에 놓여 있는 명확한 한계

최근 최향남의 연이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트리플A 이상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다저스는 최향남을 통해 그들의 젊은 투수들에게 경기 운영 능력이 전수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다카쓰에게 트리플A 불펜의 롱맨 역할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불펜의 특급 계투 조가 되기에 그들의 너무 많은 나이가 걸림돌입니다. 그러나 적은 연봉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목표에 도전해가는 그들의 모습 자체가 희망이자 잔잔한 감동을 던져줍니다.

한화 외국인선수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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