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역대급 챔프전과 PO…프로농구가 가야 할 길 제시했다

입력 2019-04-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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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비롯한 플레이오프는 KBL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초창기 같은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플레이, 다양한 마케팅 등 상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 사진은 챔피언결정 5차전이 열린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을 가득 메운 농구팬들. 스포츠동아DB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가 울산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한 플레이오프(PO)는 여느 시즌보다 뜨거웠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매 경기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경기장에 가득 찬 팬들의 응원 열기도 대단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5경기는 정해진 좌석의 표가 모두 팔려나가 입석 관중을 받아야 했을 정도였다. 각 팀마다 다양한 스토리를 써가며 승부를 펼쳤던 부분도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통합 우승을 일궈낸 현대모비스는 PO부터 이른바 ‘200세 라인업’이라 불리는 노장들의 투혼이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들이 함께 코트에 서는 시간은 짧았지만 번갈아 가며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베테랑의 힘’을 자랑했다.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전자랜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과 우승이라는 테마 아래 매 경기 포기하지 않는 끈끈함을 선보였다. 챔피언 등극이라는 원대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현대모비스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경기력으로 인천 팬들을 감동시켰다.

4강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던 창원 LG와 전주 KCC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과 함께 열띤 홈팬들의 응원으로 ‘봄 농구’의 열기를 한층 더 띄워줬다. 6강 PO에서 아쉽게 물러난 부산 KT와 고양 오리온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PO에서 앞으로 KBL과 각 구단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확실해졌다.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서는 역시 기본적인 상품인 경기 자체의 질이 높아야 한다는 게 증명됐다. 경기마다 많은 점수를 기록해야 하고, 외국인선수가 1명이 뛰고, 2명이 뛰고는 중요치 않았다. 팬들은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코트 위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중계방송사 사정으로 TV중계가 채널을 바꿔가며 이뤄졌지만 경기장을 직접 찾는 팬들의 반응과는 무관했다. 경기 시간도 중계방송사의 요청에 맞추느라 토요일은 오후 2시30분, 일요일은 오후 7시에 하는 등 오락가락했지만 이 또한 한 번 뜨거워진 관심에는 크게 영향이 없었다. 물론 이런 흥행몰이에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직접 나서 팬들이 경기장을 찾게끔 백방으로 뛴 각 구단 프런트들의 노력도 크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프로농구는 아직 배가 고프다. 초창기와 같은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이번 PO를 통해 한 가지는 확실히 확인됐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팬들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코트 위에서 판정에 항의하고,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보다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원한다. 이러한 부분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KBL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선수들과 감독들은 매 경기 팬들이 공감하며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조건들이 충족되고, 다양한 마케팅이 뒤따른다면 프로농구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봄 농구’에서 확인한 수확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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