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박병순 대표 “엑소좀 열풍, 2004년 줄기세포 때보다 핫하다”

입력 2019-06-1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암 조기진단·치료 ‘엑소좀’ 개발한 프로스테믹스 박병순 대표

줄기세포보다 효율 앞선 차세대 유망물질
인체지방·유산균 등 다양한 원재료 활용
화장품·항암신약 분야 등 신사업 무궁무진


요즘 제약·바이오 업계는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유망물질 엑소좀(Exosome)에 주목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기업 프로스테믹스는 줄기세포 배양액 연구를 시작으로 엑소좀과 엑소좀 유래 마이크로RNA까지 연구하는 줄기세포 1세대 바이오업체이다. 줄기세포 화장품, 탈모치료제, 항암치료제, 건강기능식품 등 엑소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박병순 프로스테믹스 대표를 만나 엑소좀의 산업화에 대해 들어봤다.


● 엑소좀 토탈 플랫폼의 기술력


-회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줄기세포배양액을 이용한 화장품 원료로 시작했다. 2006년 세계 최초로 미국화장품협회에 인체지방줄기세포배양액 AAPE를 화장품 원료로 등록하고, 2007년에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는 줄기세포배양액 생산 원천기술에서 나아가 엑소좀 원료에 엑소플랜트 기술을 적용한 단계다. 이 기술은 프로스테믹스의 모든 사업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엑소플랜트 기술을 설명하자면.

“배양, 분리, 정제, 가공, 양산 등 엑소좀 상용화에 필요한 전 과정이 포함된 토탈 플랫폼이다. 인체지방, 녹용, 아스파라거스, 인삼, 유산균 등 다양한 원재료를 활용한다. 아스파라거스, 인삼, 녹용에서 추출한 엑소좀은 모발에 효과가 좋고, 유산균의 엑소좀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효과가 뛰어나다. 탈모, 스트레스성 위장염, 피부 노화방지, 미백, 흉터, 아토피피부염, 백반증 등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

“줄기세포 배양액 연구를 기반으로 빠른 상용화를 위한 대량생산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피부와 모발 재생에 관한 SCI급 연구 논문도 20여 건에 달한다. 학술 논문을 통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피부와 모발재생에 대해 근거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최근에는 국제엑소좀학회에서 세계 최초로 인체지방줄기세포배양액내 엑소좀의 발모 효과를 규명했다.


-신약 개발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엑소좀 유래 마이크로RNA라는 성분을 활용한 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폐암과 흑색종에 중점을 두고, 면역치료제와 병합요법으로 쓸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비임상 데이터와 동물실험 단계다.”


-상용화된 제품은.

“시그니처 제품인 AAPE는 인체지방줄기세포 배양액을 주원료로 탈모 치료나 피부 재생을 돕는 피부·두피 케어 병원용 앰플이다. 10년 넘게 31개 국가에 수출해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병의원이나 클리닉에서 의사들이 치료하면서 쓰거나 치료 후에 보조적으로 쓰는 메디컬 화장품이다. 리더스코스메틱과 엑소좀을 적용한 프리미엄 화장품도 개발했다. 엑소플랜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화장품 원료, 기능성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영역을 세분화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 항암, 아토피, 피부 및 탈모 치료제 등의 신약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 엑소플랜트의 사업 확장성 무궁무진


-프로스테믹스의 강점은.

“엑소좀을 연구하고 산업화했고, 상업화까지 진행했다. 세포 배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균일한 품질로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엑소플랜트를 적용해 줄기세포 배양액과 엑소좀의 균일한 품질로 대량생산 기술과 특허를 가지고 있다. 엑소좀 토탈 플랫폼을 갖고 있는 회사는 드물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원재료에 적용, 조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오프라인 매장과 병원이 입주하는 사옥을 준비 중인데.


“엑소좀 제품을 체험·구매하고 피부와 모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센터를 8월쯤 오픈할 예정이다. 피부과 병원도 입주한다. 엑소좀을 포함해 모발 관련 줄기세포와 노하우가 있는데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의사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좀더 다가가기 위한 프로젝트다.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한 화장품과 유산균 유래 엑소좀 원료를 이용한 장 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소비자를 직접 만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2018년 엑소좀 내 마이크로RNA가 유방암 억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성 장질환에 유효한 염증 완화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유산균 유래 엑소좀 원료를 이용해 장 기능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한다.”


-엑소좀 관련 분야가 어느 정도 유망한지.

“엑소좀에 대한 학술적 관심은 굉장히 뜨겁다. 2004년 열풍을 일으킨 줄기세포가 만능이라고 여겨졌던 것처럼 엑소좀도 마이크로바이움(장내 미생물)과 더불어 큰 화두가 될 것 같다. 줄기세포 관절염 치료제는 수백만 원에 달해 만족도 대비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엑소좀은 다르다. 엑소좀이 줄기세포 영역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용, 정제, 효율에서 앞서가는 엑소좀 기업이 위너가 될 것이다.”

● 박병순 대표

▲ 1969년 출생
▲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 서울대학교 병원 피부과 전문의
▲ 서울대·성균관대 외래 부교수
▲ 리더스피부과 네트워크 공동 창립
▲ 현 셀파크글로벌 대표이사
▲ 현 셀파크 피부과 원장
▲ 현 프로스테믹스 공동대표이사
▲ World Journal of Stem Cell 편집위원
▲ World Journal of Dermatology 편집위원
▲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 재무이사


■ 항암물질 ‘엑소좀’이란?

엑소좀(Exosome)은 30∼10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의 소포체로 단백질, 지질, RNA 등의 핵심 물질을 운반하며 세포 간에 신호(정보)를 전달한다. 모든 세포 유형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엑소좀을 활용하면 세포가 병들어 생기는 질병에 대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암세포를 찾아가는 면역세포 엑소좀에 항암제를 탑재해 투입하면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암 진단법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차세대 항암물질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는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보관이 용이해 비용 면에서 월등하고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리서치는 엑소좀 글로벌 시장 규모를 2023년 1억8620만 달러(약 2202억 원)로 예측했고, 그랜드 뷰(Grand View) 리서치는 2030년 22억8000만 달러(약 2조6972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