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 첫 우승도 멀지 않았다

입력 2019-09-15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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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골프가 한가위 연휴를 맞아 큰 경사를 안았다. 역사상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을 배출하고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젖혔다.

PGA 투어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공식발표를 통해 2018~2019시즌 신인왕 수상자로 한국 출신 프로골퍼 임성재(21·CJ대한통운)가 선정됐음을 알렸다. 지난 시즌 15개 대회 이상을 뛴 선수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임성재는 1990년 신인왕 부문이 신설된 이후 한국은 물론 아시아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품었다.


● 새 역사 쓴 임성재

임성재의 이번 수상은 세계 골프 역사에도 길이 남을 사건으로 여겨진다. 미국인들의 전유물로 통했던 신인왕 타이틀을 한국 출신으로서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기는커녕 현지 유학도 한 적이 없는 선수가 동료들의 선택을 통해 가장 빛나는 루키로 뽑혔다는 점 역시 의미를 더한다. 2018년 PGA 2부투어 3관왕(올해의 선수상·상금왕·신인왕)을 거쳐 지난 시즌 1부투어로 올라선 임성재는 이번 수상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각인시키게 됐다.

한국골프는 2000년 최경주(49)의 PGA 투어 진출을 발판으로 지난 20년간 꾸준히 외연을 넓혀왔다. 선구자로 불리는 최경주가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이룬 뒤 양용은(47)과 배상문(33), 노승열(28), 김시우(24), 강성훈(32)이 우승 명맥을 이었다.

그러나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은 전인미답의 고지와도 같았다. 2015~2016시즌 김시우가 데뷔와 함께 윈덤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사상 첫 신인왕 등극을 꿈꿨지만, 동료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한국골프 짊어질 21살 신예

임성재는 선배들이 완성하지 못한 대업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승은 없었지만 매번 상위권 성적을 작성하며 실력을 검증 받았다. 무엇보다 동기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루키 최다 출전 대회(35개)와 최다 상금(285만1134달러·약34억 원), 최다 톱10 진입(7회), 최저 평균타수(70.252타) 모두 임성재의 몫이었다.

비록 콜린 모리카와(22)와 매튜 울프(20), 카메론 챔프(24), 아담 롱(31·이상 미국)과 달리 우승이 없고, 이들이 모두 미국인이라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지만 투표권을 지닌 동료들의 표심은 임성재로 향했다. 지난 시즌 15개 대회 이상을 뛴 선수들의 투표를 취합한 PGA 투어 사무국은 세부 결과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신인왕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임성재가 이뤄낸 성과를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1990년 초대 수상자 로버트 가메즈(51·미국)를 시작으로 1991년 ‘풍운아’ 존 댈리(53·미국) 그리고 1993년과 1994년 ‘흑진주’ 비제이 싱(56·피지)과 ‘빅 이지’ 어니 엘스(50·남아공)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1996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헬로 월드”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인 2010년대 들어서도 신인왕은 스타플레이어들의 필수 코스로 불렸다. 2010년 리키 파울러(31·미국)와 2013년 조던 스피스(26·미국)가 올해의 루키라는 타이틀을 안고 전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계보를 잇게 된 임성재는 이제 한국골프를 짊어질 차세대 대표 선수로서 각광받고 있다. 벌써부터 7번째 한국인 우승은 임성재가 차지하리라는 장밋빛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 시즌 35개 대회라는 강행군을 펼치면서도 플레이오프 최종전까지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인 ‘강철 체력’이 임성재를 지탱한 최대 무기로 꼽힌다.

이처럼 한국골프의 기대주에서 대들보로 성장하고 있는 임성재는 15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올드 화이트 TPC(파70·7286야드)에서 끝난 2019~2020 PGA 투어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 3라운드에서 중간합계 10언더파 200타를 기록하고 15언더파 단독선두 호아킨 니만(21·칠레)에게 5타 뒤진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 1라운드 15번 홀(파3)에서 새 시즌 전체 1호 홀인원을 기록하며 신인왕 수상을 자축한 임성재의 생애 첫 우승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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