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흥행 대전’ 포문 여는 최동훈 감독 ‘외계+인’

입력 2022-07-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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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감독’도 흥행에 부담을 느낀다. 최동훈 감독은 ‘호불호’가 나뉜 새 영화에 대해 “관객들의 눈”을 믿는다. 사진제공|케이퍼필름

최동훈 감독 “내 스타일의 SF물”
류준열 “유쾌한 도사, 나와 닮아”
최동훈(51) 감독과 배우 류준열(36)이 영화 ‘외계+인’(제작 케이퍼필름)으로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 ‘흥행 대전’의 포문을 연다. 1·2부 동시 제작돼 20일 1부를 먼저 선보이는 영화는 ‘암살’ ‘도둑들’로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얻은 최 감독이 “청춘을 바쳐 만든 야심작”이다. “시나리오 작업만 2년, 촬영은 1년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대사 하나를 50번씩 수정”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초대형 프로젝트의 얼굴로 류준열이 나섰다. 신인 때부터 “최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꿈”을 꿔왔던 그에게 이번 영화는 “감격” 그 자체다. 류준열을 “자꾸 눈길이 가는 배우”라고 표현한 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류준열을 낙점했다”고 힘줘 말했다.


최동훈 감독


“시나리오 작업만 2년·촬영 1년 심혈
시사회 호불호 평가? 관객들 눈 믿어”


도사들이 활보하는 고려시대와 외계인을 침범한 2022년을 오가는 영화는 최 감독의 작품 중 가장 독특하고 방대한 세계관을 담는다. 시사회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세계가 섞이는 이야기’에 대해 ‘호불호’가 나뉘었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극장에 들어가면 천사가 되는 관객들의 눈을 믿는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한국영화가 아직은 장르적으로 다양하지는 않지만 이 생소한 영화도 관객들은 다 알아봐 주실 거라 믿어요. 그게 영화를 만들 때의 가장 큰 믿음이죠. 이런 구성의 영화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도전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이유죠.”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등 한국형 범죄영화의 최강자로 꼽혀온 그는 “영화를 만들 때는 늘 두렵다”면서도 “연달아 범죄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SF물을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친구와 경주에 갔어요. 경주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한 도시일 거예요. 과거와 현대와 기묘하게 공존하죠. 이런 분위기의 SF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삼국유사나 고대 설화의 이야기와 결합해서 말이죠.”

1부와 2부를 동시 제작한 작품이니만큼 흥행에 대한 “위험부담”도 컸지만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었다. 때문에 “1부의 엔딩”에 가장 신경 썼다. “1부의 완결성”을 주면서도 “2부를 위한 미스터리”를 던져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과거 도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2009년 개봉한 연출작 ‘전우치’의 세계”와도 “맞닿아” 있다. ‘전우치’의 주인공 강동원 역시 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영화에서는 (도사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전우치’ 또한 제 작품이기 때문에 (전우치의)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피해 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영화를 보면서 ‘전우치’를 연상하신다면 그 또한 하나의 재미일 것 같아요. 많은 관객들이 ‘전우치’ 통합 세계관이라는 말을 붙여주신다면 (다음 작품으로) 고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하.”

류준열은 어릴 적 꿈이었던 “최동훈 감독 작품의 출연”을 이뤘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류준열


“즐기면서 해답 얻는 나와 판박이
‘로망’ 최 감독님 작품에 출연 감격”


류준열은 극중 연기한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얼치기 도사 무륵과 자신이 “꼭 닮아있다”고 했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도’를 대하는 무륵과 연기를 대할 때 자기 모습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무륵은 도를 갈고 닦아서 깨닫는 게 아니라 ‘문득’ 깨닫는 사람이에요. 작품을 할 때 저도 마찬가지죠. ‘뭔가를 보여줘야지!’라는 마음보다는 즐기면서 연기하다가 작품의 해답을 얻는 편이에요. 즐거움 속에 늘 해답이 있다고 믿죠.”

이번 영화에서의 액션은 앞서 해왔던 액션들과 다르다. 타격 중심이 아닌 “와이어를 타는 액션”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 와이어를 타고 액션을 선보일 때마다 “10명 이상”의 주위 도움이 필요했던 만큼 “스태프와의 호흡”과 균형 유지를 위한 “몸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했다.

“1년간 선수들·체대 입시생들과 한 공간에서 기계체조를 배우면서 몸의 밸런스를 찾았어요. 하다 보니 너무 좋은 운동인 것 같아 함께 호흡을 맞춘 김태리 씨에게도 추천했죠. 나중에는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체육관에 가면 늘 만났어요. 태리 씨는 시간이 갈수록 체육관이 너무 편해졌는지 훈련이 없어도 매트에 누워서 책까지 읽더라고요.”

모든 액션신이 기억에 남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 ‘밀본’과의 액션은 “다시 떠올려도 혀를 내두를 만큼” 힘들었다.

“실내 세트가 엄청 덥고 습한데다가 불까지 피워져 있어서 정말 땀이 비 오듯 흘렀어요. 평소에 운동을 할 때도 땀이 잘 안 나는 편인데 그땐 두세 겹 입은 도포자락이 모두 젖을 만큼 땀을 흘렸죠. 속옷도 두세 번이나 갈아입으면서 연기해야 했어요. 데뷔하고 나서 줄곧 체중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데 밀본 촬영만으로 체중이 5kg이나 줄었어요.”

액션만큼 힘들었던 게 바로 헤어스타일이었다. ‘도사 스타일’을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머리까지 길렀다. 긴 촬영 기간으로 인해 “장발 스타일을 1년간 유지”해야 했다.

“늘 짧은 머리를 선호해요. 관리도 편하고 시원하니까요. 머리카락을 기를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또 작품이 아니면 언제 길러보나 싶기도 했죠. 지금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 ‘내가 이렇게 머리가 길었다고?’ 하면서 깜짝깜짝 놀라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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