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롯데 이대호 은퇴투어 첫발 뗀 날, 잠실구장 풍경 [현장리포트]

입력 2022-07-28 1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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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롯데 이대호가 구단별 은퇴 투어 행사에서 두산 전풍 사장에게 본인의 좌우명이 새겨진 이천 특산품 달항아리를 선물 받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는 소속팀을 포함해 나머지 9개 구단을 돌며 은퇴투어를 진행한다.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으로 은퇴투어가 시작됐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경기 개시 2시간30여분 전부터 잠실구장 선수단 출입구 앞에 삼삼오오 모여 이대호를 기다렸다.

사실 스타트는 16일 올스타전에서 끊었다. 2017년 이승엽(당시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2번째 전 구단 은퇴투어다. 구단 은퇴투어의 첫 주자인 두산은 진심을 담았다. 의미 있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관심을 모은 은퇴투어 선물은 경기도 이천의 도자기 명인이 만든 달항아리였다. 큰 사이즈의 도자기에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이대호의 좌우명을 새겼다. 일반 승용차에는 실을 수 없는 대형 도자기라 롯데 구단과 긴밀히 협의해 운반방법을 논의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이대호도 행사를 의미 있게 만들고자 애썼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팬 사인회 인원을 본인의 요청으로 100명까지 늘렸다. 공평하게 롯데 팬과 두산 팬 50명씩을 사전에 선정했다. 이대호는 환하게 웃으며 사인을 건넸고, 직접 준비한 기념품(모자)까지 전달했다. 이대호는 사비로 모자 3000여개를 준비해 구단별 은퇴투어 시 팬들과 상대 선수단에 선물할 예정이다. 롯데 팬 이연화 씨(20)는 “내가 좋아했던 한 야구 세대가 이렇게 가는 느낌이라 시원섭섭하다”, 두산 팬 권태용 씨(29)는 “상대팀 입장에선 무서운 선수이자 대한민국 대표 4번타자였다”고 돌아봤다.

경기 개시를 20여분 앞두고 본 행사가 시작됐고, 양 팀 선수단이 도열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광판에는 이대호와 관련된 영상이 나왔다. 두산 구단 전풍 사장이 달항아리, 김태룡 단장이 이대호의 사진이 담긴 기념액자를 선물했다. 김태형 감독과 주장 김재환,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는 꽃다발을 전달했다.

선수들도 모두 뜻 깊은 행사에 동참했다. 이대호의 애칭인 ‘빅보이’ 테마 기념 패치를 모자에 부착하고 경기에 나섰다. 롯데 선수단은 헬멧, 두산 선수단은 수비 시 착용하는 일반 모자에 패치를 붙였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양 팀 응원석에선 이대호의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이대호는 “첫 은퇴투어 행사를 준비해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 또 나를 위해 시간 내 찾아와주신 롯데와 두산 팬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이렇게 축하를 받으며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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