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들’ 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e스포츠계의 대표 종목으로 자리 잡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10대 소년들이 온통 판을 휩쓸고 있다.
개인리그는 이미 10대가 점령한 상태다. 최근 온게임넷리그(OSL)와 MBC게임리그(MSL) 양대 리그를 동시에 석권한 것은 18세의 프로게이머 이제동(르까프)이다.
송병구(삼성전자·19세)도 양대 리그 결승에만 4번이나 올랐다.
이제동 이전에 김택용(SK텔레콤·18세)과 박성균(위메이드·16세)이 MSL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개인리그 상위권은 10대들 세상이다.
프로리그도 마찬가지다. 2007 신한은행 프로리그 전기리그에서 삼성전자 칸이 우승하는 데는 송병구(15승4패)와 이성은(19세·10승2패)의 활약이 컸다.
후기리그에서도 다승 순위 2위에는 윤용태(한빛소프트, 19세·15승12패)와 송병구(15승6패)가 나란히 올라왔다. 다승순위 4, 5위 또한 김구현(STX, 18세·14승8패)과 염보성(MBC게임, 17세·13승4패)으로 10대 프로게이머였다.
지난 19일 개최된 e스포츠 대상 시상식에서도 이런 10대 프로게이머들의 수상이 두드러졌다. 이제동은 ‘스타크래프트 승률상’, ‘최고의 저그’, ‘올해의 선수’ 등 3개상을 휩쓸었고, 기량 발전상은 박성균이, 베스트 세리머니 상은 이성은이 받았다.
최근 전태양(위메이드)이라는 13세의 프로게이머가 최연소로 프로리그 엔트리 등록을 하고 출전해 주간 MVP를 획득하면서 두터워진 10대 프로게이머의 모습을 입증하기도 했다.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는 법. 이러한 10대들의 반란에 ‘올드보이’라고 불리는 20대 프로게이머들은 비상이 걸렸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은 공군에 입대한 후 공군 프로게임단 에이스의 맏형으로써서신경 쓸 부분이 많아 예전 같은 기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막힌 전술로 팬들의 인기를 모았던 ‘몽상가’ 강민, 몰아치기 선수였던 ‘폭풍저그’ 홍진호, 가을에는 펄펄 날던 ‘영웅’ 박정석도 최근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압도적인 물량을 보이며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최연성 또한 은퇴하고 코치로 전향했다.
하지만 마재윤, 이윤열, 임요환 등 쟁쟁한 20대 프로게이머들이 ‘올 해는 다를 것’이라며 이를 갈고 있어 두 세력 간의 경쟁이 e스포츠 업계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e스포츠협회의 이재형 국장은 “20대 프로게이머는 경험과 노하우로, 10대 프로게이머는 패기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10대·20대의 대결을 보는 것도 2008년 e스포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