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르네상스시대’를사는지혜“쪼개고늘리고골라라”

입력 2008-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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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적립식 투자열풍으로 시작된 주식형펀드투자의 활황은 2007년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시행 및 글로벌 주식시장의 호황에 따라 펀드투자의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7년 한 해 동안 38조원이 증가한 해외펀드에 힘입어 주식형 펀드잔고는 2008년 3월말 기준 134조원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작년 말 이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신용경색과 선진 금융기관들의 부도위기, 미국의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큰 충격에서도 꾸준하게 주식형펀드투자의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증시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요동쳤던 주식형펀드 시장은 천수답(天水畓)과 같다는 오명을 오랜 기간 유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펀드 르네상스 시대는 과거와 다른 합리적인 투자문화의 정착을 반영하고 있다. 첫째, 장기 투자문화의 확산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증시의 박스권 상단으로 머물렀던 주가지수 1000포인트 시대를 넘어 2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던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실적개선과 더불어 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가능성의 믿음을 심어주었다. 둘째, 해외펀드 비과세 도입에 따른 투자자산의 다양화일 것이다. 다양한 지역과 국가 및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국내투자자들로 하여금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속에서도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였다. 셋째, 저금리 구조의 지속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부정책도 한몫을 했다고 보여진다. 과거 5년간의 KOSPI 연평균수익률은 12에 이른다. 2007년 높은 수익을 제공했던 해외펀드투자 경험은 5∼6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시장금리에 대해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세금과 정부규제로 인해 전통적인 투자방법인 부동산투자가 어렵다는 점도 주식시장을 가장 유력한 투자대안으로 만들었다. 펀드열풍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펀드에 가입을 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과 국가별 또는 섹터 펀드들이 도입되면서 투자의 다양성 측면에서의 혜택과 기회가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펀드선택에 있어서 과거와 다른 고민을 가지게 되었다. 그만큼 펀드선택과 분산투자가 중요하게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금융시장에서 분산투자를 이야기할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인용어이다. 특히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의 투자에 있어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개별주식의 직접투자에 대한 위험관리 차원에서의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 펀드투자는 이미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간접투자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펀드투자는 국내시장에 투자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펀드투자가 곧 분산투자라는 방법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특정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말로 분산투자의 개념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행만을 따르거나 한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면 이러한 해외펀드투자의 기회는 악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7년 한해를 평가해 보면 중국시장 96, 인도 47, 브라질 43, 한국 32등 대부분의 많은 국가의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 그러나 만약 일본과 유럽시장에 투자하였다면 각각 -11, -12의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또한 작년에 급등했던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의 시장의 고점에서 투자를 한 해외펀드 투자자는 연말부터 시작된 급락으로 인해 지금껏 가슴을 졸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조정과 상승을 반복적으로 거치면서 장기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의 조정을 이끌었던 신용경색의 위기도 최악의 순간은 지나간 것으로 판단된다. 각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는 원자재 가격도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조금이나마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을 주고 있다.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보여지는 경기침체의 개선은 아직까지 시기상조인 것 같다. 또 추가적인 금융부실에 따른 여진이 남아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주식시장 조정기에 좀더 여유 있게 반등을 기다릴 수 있는 장기 투자자는 해외펀드투자의 혜택과 기회를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 즉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은 투자자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 태 훈 펀드리서치파트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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