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김재박감독“당연한말했을뿐”VS SK코칭스태프“유격수출신맞나”

입력 2008-04-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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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K

LG·SK‘비신사적플레이’공방2라운드
SK가 발끈했다. ‘비신사적인 팀’이라는 오명을 씌운 LG 김재박 감독을 극렬히 성토하고 나섰다. 수비를 총괄하는 일본인 후쿠하라 미네오 코치를 앞장세워 김재박 감독과 LG에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김재박 감독도 잠자코 있지 않았다. 이틀 연속으로 ‘SK가 더티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소신발언을 쏟아냈다. 23일 잠실(LG)과 문학(SK)에서는 예정된 경기보다는 SK-LG의 날선 공방이 단연 화제였다. 당사자 가운데 한쪽인 두산은 정작 한발짝 물러서 있건만 LG와 SK가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왜일까. LG 김재박 감독 ‘당당’ 지난해 우리 팀도 여러번 당해 조범현 감독이 지휘할 땐 SK 2루 수비 정상적이었다 나주환도 두산시절엔 안그랬고… “할 말을 당연히 했을 뿐이다.” LG 김재박 감독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파장을 충분히 예상한 ‘준비된 발언’이었던 만큼 전날 태도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한 발 더 나아갔다. 김 감독은 23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논란의 발단인 SK 내야수의 2루 수비 태도에 대해 “조 감독 시절에는 분명히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 KIA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6년까지 SK 수비는 정상적이었지만 김성근 감독이 팀을 맡은 지난해부터 이상하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김성근’이라는 이름 석자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분명 김성근 감독을 겨냥한 말이었다. 김재박 감독은 그러면서 “지난해 우리 팀도 (SK 비신사적 수비에) 여러 번 당했다”면서 “야구만 수십년 했는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SK로 이적한 나주환에 대해서도 “두산에 있을 때 그렇게 수비하지 않았다. 나도 한두번 본 선수가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감독이 경기 전 이런 말을 취재진과 주고받을 때, 김 감독은 SK의 공개 해명 요구 소식을 아직 접하지 못한 상태였다. 한편 LG 프런트는 김성근 감독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SK 프런트가 나서 김재박 감독에게 ‘공개 해명 요구’를 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왜 프런트가 나서느냐”며 “아마 김재박 감독님도 별 말씀이 없으실 것이다. 우리도 현재로선 별다르게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SK 코칭 스태프 ‘발끈’ 슬라이딩 막다간 수비가 다쳐 그런 짓을 코치가 가르치겠나 야구 모르는 사람 같아 자기 선수 논란땐 입 닫더니… LG 김재박 감독의 ‘직격 발언’을 접한 SK 와이번스 코치진, 프런트의 반응은 격앙 그 자체였다. SK 코치들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소리다. 김재박 감독도 유격수 출신인데 그렇게 말할 수 있나?”라며 분노와 냉소를 숨기지 않았다. “현대 감독 시절 자기 팀 선수였던 3루수 퀸란이 베이스를 발로 막는 수비를 할 땐 왜 가만히 있었나”란 성토도 쏟아졌다. 사실상 당사자로 지목된 일본인 후쿠하라 코치는 2루에서의 태그 동작을 시연까지 해가며 첫째 내야수의 기량 부족, 둘째 송구의 부정확 탓이지 고의성이 있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김정준 전력분석팀장까지 통역으로 나섰다. 후쿠하라는 “주자의 슬라이딩을 다리로 막으려다간 우리 선수들이 다친다. 그런 짓을 코치가 가르치겠는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의 발언이 촉발된 원인이었던 나주환의 부상에 대해선 “나주환이 피하는 기술이 모자랐다. 그러나 두산 김재호의 발이 높았기에 무릎 부상을 입었다. 다리로 베이스를 막았다는 김재박 감독의 주장과 전혀 무관한 케이스”라고 언급했다. 이어 후쿠하라는 “밑에 팀이 위에 있는 팀을 흔들 수는 있다. 그러나 (LG의 주장은) 선수들의 땀을 무시하는 처사이고, SK의 프라이드를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후쿠하라는 “반박이 아니라 기술적 사실 관계를 분명히 전달해달라”고 거듭 호소했지만 해명 도중 “SK가 더러운 야구를 하는가”, “LG의 얘기는 상대하고도 싶지 않다”, “(LG 주장은) 약자의 논리”란 말을 섞어 울컥한 감정을 언뜻언뜻 내비쳤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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