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골프다이어리○5 ]드라이버쇼맨십은그만

입력 2008-05-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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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저 키에 저런 작은 체구로 어떻게 골프채를 휘두르나 하겠지만, 또박또박 3온 2퍼트로 알뜰히 80대 타수를 지켜가는 바람부인. 훤칠한 키, 수려한 외모, 순발력 있는 유머로 캐디언니들의 인기를 독차지하지만 완전 기분파 스타일로 70대에서 90대 타수를 들락날락하는 구름남편. 바람이 있는 곳에 언제나 구름이 따라다닌다며, 가급적 부부모임을 많이 갖고 싶어 하는 잉꼬부부다. 하지만 잉꼬는 평소생활에서 잉꼬일 뿐, 골프장에선 완전 다른 얘기지. 바람부인, 언제나 그렇듯 ‘페어웨이가 장타다’생각하고 욕심 없이 딱 중간에만 보낸다. 실속은 그린이라는 생각으로 2퍼트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또박이 골프로 크게 손해는 안 본다. 그러나 우리의 구름 남편. ‘남자는 비거리다’ 생각하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무조건 기선을 잡으려 한다. 나름 장타라는 칭찬이 그를 부추기기도 한다. 티잉 그라운드에만 올라가면 쇼를 한다. 갤러리가 좀 있다싶으면 그 쇼맨십은 유독 더 심해진다. 골프에서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머니라는 말도 모르나? 쇼하지 말란 말이야..머니 나간다고요∼ 어차피 2온 해야 하는 상황, 안전하게 우드 잡으라고 그렇게 눈치를 줬건만, 그냥 드라이버 잡더니 OB를 내냐 ㅠㅠ. 쇼는 쇼 일뿐인데, 왜 그렇게 쇼에 집착하는지 남자들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도 참을 수 없는 황금의 무게인지라. 그린 위에서 라이 요조조모 살펴주고 귓속말로 한참을 속닥거리며 작전을 짜주는 구름남편. 그러나 아쉽게 공은 빗나가고. 자기가 OB 낸 건 다 잊어먹고선 바람부인을 구박한다. 뭐 당신만의 퍼트비결이 있다며? 그런 사람이 3퍼트 하냐? 한참을 가다가 또 구박한다. 매일 연습장 간다하더니 수다만 떨다가 오나? 당신은 어떻고? 키가 아깝다. 내가 당신만큼만 컸다면 벌써 LPGA나갔다. 아까 내가 본 라이가 맞네, 당신이 틀렸네..어쩌고저쩌고. 그러다가 18홀 내내 싸운다. 다시는 같이 골프 안 한다고 결심 또 결심한다. 운전과 골프는 정령 부부가 함께 할 수 없는 것인가? 후회막급이다. 그래도 옷 갈아입고 나오면 우리의 구름남편 어느새 차 대기하고 기다린다. 골프는 못했어도 내가 운전하나는 환상이지. 바람여사∼∼사모님 좋아하는 간장게장집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차안의 분위기는 화해무드로∼∼  아까 벙커샷은 정말 최경주가 울고 갈 샷이라며, 당신 아이언은 어떻게 자석도 아니고, 그냥 핀에 딱딱 붙어, 그건 예술의 경지라고 하면서 서로를 칭찬하고 위로한다.  스코어는 엉망이어도 단 한 번의 아름다운 샷으로 그날의 라운드를 기억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골프가 그래도 좋다고 얘기한다. 모처럼 일찍 퇴근하는 날. 이 땅의 남편들이여. 퇴근길에 장미 한 송이 준비하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박 희 방송 PD출신으로 산책과 요가를 즐기고 언제나 굿샷을 날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영원한 골프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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