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활동비30∼40만원…나머지는열정으로채우죠

입력 2008-06-0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0대 50대가 되어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게 제 꿈입니다.” ‘댄스 씨어터 온’의 남자단원은 총 열두 명의 무용수 중 단 셋이다. 강진안(28) 씨는 다른 두 남성 무용수와 달리 이미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 왔다. 입대하기 전에는 거의 무용을 포기하다시피 한 상태였다. 남자 무용수라고 하면, “타이즈 입잖아?”, “여자 손을 잡으니 좋지 않냐” 는 둥 난처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강 씨는 점차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비보이 친구들에 대한 인식도 점차 나아지잖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문화적 토양이 차츰 넓어지면, 그저 호기심 정도의 관심에서는 벗어날 것이다. 강 씨는 포기했던 무용에 대한 생각이 군에 있는 동안에도 끊이지 않았다. 제대 후 곧장 다시 무용을 시작했다. 2006년 9월 댄스씨어터온에 들어와 지금은 아르바이트 시간을 제외하고는 연습에 매진 중이다. 쉬는 시간에는 생활을 위해 서울 목동 입시반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오후 7시에서 8시 반까지 일주일에 두 번 학원에 간다. 한 달에 많아야 30여만 원의 레슨비를 받는다. 단원 활동비가 한 달 30∼40만 원 정도가 나오니, 직업인으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레슨(과외)’밖에 없다. 단체에 들어가고 객원으로 공연에 참여해도 돈을 잘 못 받는다. 양 쪽이 서로 힘든 것을 알기 때문에 서로 속상할 뿐이다. 동료들도 6시 연습이 끝나면 곧바로 재즈나 요가 수업 등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간다. 무용을 계속하라는 말은 ‘돈을 포기해라’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무용을 전공한 강 씨는 상경해 누나와 같이 산다. 누나가 많이 생활을 도와주는 편이다. 여자 친구도 무용을 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나 일로도 많이 이해해주고 걱정해준다. ‘댄스 씨어터 온’ 벽면에는 지난 달, 지지난달 임대료 영수증과 각종 계약서류 등이 붙어있다. 전기료, 수도요금, 관리비까지 각 항목이 증명서류에 표시돼있다. 무용을 배우고, 공연을 준비하고, 무용단을 유지시키는 등 여러 투자비용에 비해 무용수들은 턱없이 재정적 문제에 시달린다. 관객이 바라보는 무대의 화려함과 달리 무대 밖의 형편은 녹록치 않다. 그래도 ‘댄스 씨어터 온’에서는 행정적 업무를 하지 않고 ‘무용만’ 할 수 있도록, 무용수에 대해 배려가 있는 게 강 씨는 마음에 든다. 시간 개념도 철저하다. ‘지금’ 참으면 된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미래’에는 괜찮아질 거예요.” 무대에서 땀 흘릴 때 가장 행복한 강 씨는 ‘그럼에도’ 낙관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이 무용에 대한 사랑을 이길 수는 없다. 재정적 어려움과 좋아하는 것, 마치 양자택일처럼 던져진 고민이지만, 가던 길을 묵묵히 갈 뿐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