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플뢰레깜빡잊고다리를찔렀잖아?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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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전자 장치가 부착된 메탈자켓을 입었다. 스파링상대는 남자 플뢰레 대표팀 한상규(27·성북구청). 한상규는 2분간 수비만 하기로 했다. 첫 번째 공격 옵션은 다리를 쭉 뻗어서 찌르는 데벨로프망과 날아서 찌르는 플레시. 한상규의 방어는 평범한 공격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속임 동작이 필요했다. 바깥쪽으로 칼을 돌려 상대의 칼을 유인하는 데가즈망. 유인동작에 한상규가 속았다. 이때 다시 안쪽으로 돌려 가슴을 향해 팡트. 이론상으로는 찔려야 하는데…. 어느 새 한상규의 칼이 다시 막고 있다. 이번에는 쿠페. 팔꿈치를 올려 상대의 칼을 피하면서 내리 찍는다. 또 칼이 미끄러져나간다. 급할 때는 막싸움이 최고. 아는 기술은 다 썼으니 막무가내로 칼을 휘둘렀다. 2분이 지났으니 한상규도 공격. 김 부회장은 “기본 동작들이 본능으로 녹아들어갈 때 응용동작이 나온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몇 번 찌른 것도 같았다. 2분 2회전을 뛰고 옷을 벗자 가슴팍에는 볼펜자국보다 조금 큰 멍 자국 2개가 보였다. 한상규는 “플뢰레 규칙으로 하기로 했는데 다리를 찌르면 어쩌느냐”며 웃었다. 플뢰레의 공격유효면은 팔과 머리를 제외한 몸통부분. 에페는 신체 모든 부위가 유효면이다. 먼저 팔을 펴고 공격하는 선수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플뢰레와 달리 먼저 찌르면 무조건 점수다. 동시에 찌르면 두 선수 모두 점수를 얻는다. 사브르의 유효면은 팔을 포함한 상체 전부. 방어자는 플뢰레처럼 상대의 칼을 피하거나 막은 후 반격의 권리를 얻어야 한다. 사브르는 칼날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베고 자르는 공격이 묘미다. 단 시간 내에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장 경기진행이 가장 빠르다. 태릉=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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