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북도답답한엔딩‘히딩크가그립다’

입력 2008-06-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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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히딩크가 그립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하던 날, 한국 축구는 아쉬움에 긴 한숨만 토해냈다. 한국팬들로서는 “그립다, 히딩크”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히딩크는 22일 유로 2008 8강전에서 ‘역적’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조국인 네덜란드에 비수를 꽂으며 마법을 부렸다. 그런 히딩크의 전략과 전술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국은 같은 날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조 최종전 북한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객관적인 전력상 앞선다던 한국은 북한과 올해 치른 3차례 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 꼬리를 내렸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어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였지만 태극전사들의 무기력한 플레이는 계속됐다. 한국축구는 히딩크가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이후 아무런 색깔 없이 6년의 세월을 흘러 보냈다. 히딩크가 남긴 강인한 체력과 철저한 압박, 그리고 투지 넘친 플레이는 이제 온데 간데 없다. 많은 감독을 교체하면서 ‘포스트 히딩크’를 구축하려 했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이런 현실이 한국축구의 현주소이다. 결국 한국은 무기력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것이다. 히딩크가 16강에 진출한 뒤에도 “역사를 만들자.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내뱉은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일보 전진을 위해서는 큰 틀의 전략과 세밀한 전술이 필요한데도, 도저히 비전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허정무호는 월드컵 3차 예선 내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공격력은 날카롭지 못했고, 선수들의 투지 또한 실종됐다. 경기와 훈련을 거듭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최종 예선에서는 더 강한 팀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전력으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6년 전 한국을 지휘했던 히딩크를 다시 데려올 수는 없다. 히딩크가 한국을 떠나며 “언젠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 오겠다”는 인사말을 남겼지만, 그가 다시 한국으로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는 러시아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유럽 최고 명문 클럽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지도자가 됐다. 하지만 그처럼 탁월한 지도력으로 한 나라의 대표팀을 변모시킬 수 있는 지략가가 한국 축구에는 절실한 상황이다. 히딩크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는 충분히 강하다”고 말한 이유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해냈다. 상암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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